스승의 날 즈음에..
김은경
2016.05.11
조회 42
올해는 스승의 날이 일요일이라 제자들이 하나둘 찾아오고 있습니다.
대학을 잘 간 제자도 반갑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제자가 올 때 더 반갑습니다.
어제는 삼 년 전에 담임했던 남학생이 혼자 찾아왔어요.
말이 별로 없어서 학교 다닐 때 잘 챙겨주지 못했던 아이인데 카네이션을 곱게 포장해서 들고 왔더라고요.
벌써 대학 2학년인데 어제 졸업한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친구들 소식도 전해주고,
자기 사는 얘기도 하면서 제법 말이 늘은 아이를 바라보면서 흐뭇했습니다.
교사가 되고 보니 제자들이 찾아오지 않아도 '잘 살고 있겠지'하고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선생님 그립다고 찾아와도 좋지만 자기 사는 날들이 즐거워서 선생님을 까맣게 잊고 지내도 좋습니다.
재수했던 친구들도 작년에 대학 잘 갔다고,
누구는 남자친구가 생겼고, 누구는 군대에 갔다고...
그런 소식을 뒤로하고 꾸벅 인사하고 가는 아이의 뒷모습이 든든하고 좋았습니다.
저와 인연이 닿았던 제자들이 어디에 있든 건강하고 잘 살기를...
그리고 저를 가르치셨던 선생님들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길 기도하는 하루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유년시절의 기행'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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