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방송된 오베라는 남자를 듣고
허정
2016.07.06
조회 74
안녕하세요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57세의 남성입니다. 저는 금년 2월말에 다니던 회사의 부도로 인해 지금은 집에서 반려견과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만 삼십년 가까이 하다보니 퇴직후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것 같아 친구들과의 만남도 피하게 되고 자꾸만 의기소침해 지고 있던 어느날, 제게 새로운 삶을 찾게 해 준 이웃을 우연히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전철역 앞에서 작은 1.5평 가게에서 손님들에게 구두를 수선해 주고 도장을 파는 일을 하는 저와 나이가 같은 갑장인 남자이었죠. 제가 막도장을 파려고 그 친구의 가게에 들렀다가 우연히 통성명을 하게 되었고 그냥 그 자리에서 "야 우리 친구 먹자"하고 그날로 그 친구와 저는 이웃인 동시에 친구가 되었습니다. 4년전 부인하고 이혼후 그간 해오던 택시 운전을 그만두고 그곳에서 구두 수선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고 친구는 말하더군요 저 또한 직장 생활로 아내와 아이들과 떨어져 생활하던 처지에 최근 실직으로 인해 심신이 많이 약해져 있던 때여서 그 친구와는 동병상린의 정을 더욱 느끼게 되었습니다. 강아지와 산책을 할 때면 으례히 친구의 가게에 들러 사는 얘기도 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친구는 나를 보고 "친구야! 어깨를 활짝 펴게. 삼십년간 자넨 열심히 일을 했으니까 이제부터는 자네가 꼭 하고 싶은 일을 하게나,"라고 어깨를 툭툭 두드려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친구를 만난 이후 가장 가까이에 살고 있는 많은 이웃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과 소소한 살아가는 얘기들을 나누면서 산책길에 나무 의자에 앉아 시원한 바람과 새소리를 들으며 하루하루 작은 것에 감사하며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평소 즐겨 듣던 박승화의 '가요속으로' 프로그램을 듣던 중 7월 6일자에 소개된 '오베라는 남자' 의 얘기가 저와 비슷하여 생에 처음으로 사연 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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