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시골에는 가끔씩 도로에 멧돼지가 출몰하곤 합니다. 농작물을 시도때도 없이 망치는 주범이기도 합니다. 농촌지역에서는 애물단지가 된지 오래입니다.
한번 멧돼지 가족이 지나가면 논이나 밭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됩니다. 그래서 몇년전부터 맷돼지 전문포수도 등장하여 개체수를 조정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저깨 볼일이 있어 아침일찍 사무실 옆 도로를 지나가는데 어마어마한 멧돼지가 버티고 서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니 살다가 도로에 버티고 있는 멧돼지는 처음보는 광경이었습니다. 더욱 가관인것은 저를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는데 경적소리를 내도 꼼짝도 안하는거 있죠? 무섭기도 하고 어이도 없어서 나도 같이 쳐다보는데 아주어린 귀여운 새끼 멧돼지 세마리가 도로를 건너는게 아니겠습니까? 뒤이어 다리를 저는 거구의 남편 멧돼지가 도로를 건널때까지 꼼짝도 안하고 저를 쬐려보고 버티고 서 있었습니다. 서로 바라보는데 왠일인지 멧돼지가 밉지않고 뜨거운 멧돼지의 모정에 감동되어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리는게 아니겠습니까? 내가 과연 멧돼지처럼 목숨을 걸고 식구들을 사랑하였는지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멧돼지는 식구들이 도로를 건너자, 저에게 머리를 잠깐 숙이는 동작을 하고 산으로 가족을 데리고 사라졌습니다. 그날밤 저는 꿈속에서 그 멧돼지를 만나 친구가 되었습니다. 같이 술도마시고 세상이야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 멧돼지 가족아 죽지말고 행복하게 잘 살고 산에서 내려오지 말아라"^^ 신청곡은 "김동율의 취중진담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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