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축제에서 반한 노래
김은경
2016.09.06
조회 51
며칠 전 학교 축제를 마쳤습니다.
고등학교 축제는 댄스와 노래, 그리고 밴드부의 연주가 반복되는 단조로움은 있지만 정말 끼 있는 학생들을 재발견하는 좋은 교육의 장이기도 합니다.
해마다 축제를 보면서 느끼는데, 춤 잘 추기보다 노래 잘 하기가 훨씬 어려운 것 같아요.
노래 좀 한다는 아이들이 나와서 기교를 부리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데 지금껏 '잘한다'고 감동을 느낀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축제에 노래가 단지 실력만으로 가슴을 울리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1학년 남학생이었는데 유도선수처럼 덩치가 좋더라고요.
얼굴은 앳된데, 쑥스러워 하더니 어느새 노래에 빠져서 혼신의 힘을 다하더군요.
부드러운 목소리로 꾸밈 없이 온몸을 울려서 노래를 부르는데, 처음으로 저 노래를 다시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는 무대를 마치고 꾸벅 인사를 하고 내려갔고, 상을 받진 못했지만 저는 그 아이 노래가 계속 기억 속에 남았습니다.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 보려해' 인데요.
아이가 가수가 되진 못하겠지만 아마 그 노래 솜씨로 삶의 고단함을 위로 받으며 살 것 같아요.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참으로 부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부른 노래, 신청합니다.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 보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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