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고기 사 가지고 빨리 와~~
김은경
2016.10.22
조회 142
토요일에도 출근하는 저에게 신랑이 이불 속에서 하는 말,
"자기야, 고기 사 가지고 빨리 와~~."
"봐서."
저는 시큰둥 대답하고 나왔지만 웃음이 피식 나왔습니다.
흥부 자식들이 매품 팔러 가는 흥부에게
"아부지, 떡 사오시오, 아부지, 엿 사오시오, 아부지, 고기 사오시오~~."
하는 장면이 떠올라서요.
맞벌이라 평소에는 같이 밥 먹을 시간도 없어서 늘 주말만 기다리는 남편인지라 토요일마다
"일찍 와." 하는 말을 무한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면 자식 떼어 놓고 일터 나가는 마음처럼 가슴이 쨘합니다.
무슨 고기를 사 갈까요? ㅎㅎㅎ
어제 저녁에 보니 캠핑용 장작을 한 박스 사다 놓았던데,
아마도 어디 나가서 숯불에 구워 먹고 싶은가봐요.
퇴근 길에는 목살 한 근 사서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야겠습니다.
자기야~~좀만 기다려요.
고기 사가지고 빨리 갈게요.

저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을 신랑에게 들려 주고 싶습니다.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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