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이기는 장사 없지만...
김은경
2016.12.06
조회 60
친정 어머니와 김장을 끝내고 나니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아프더라고요.
저도 이런데 어머니는 오죽 하실까 싶어 어머니와 찜질방에 갔습니다.
약쑥방, 황토방, 한약찜질방...이방 저방 다니면서 땀을 흘리고 씻으러 갔는데요.
어머니께서 제 등을 밀어주시고 난 뒤 제가 슬쩍 다시 등을 밀었더니 때가 그대로 나오는 거에요.
어머니 눈치 채실까봐 물만 끼얹고 나오는데 왜이리 마음이 아프던지요.
어머니 연세가 71세이신데, 겉으로 보기에는 환갑이나 될까 싶게 젊으시거든요.
늘 유쾌하게 웃으시고, 잘 차려 입으시고 교회 가실 때면 곱기까지 하세요.
그래서 어머니께서 늘 청춘인 줄 알았는데 어머니는 힘 없는 노인이 되신 거에요.
김장하느라 힘드셔서 그러겠거니 하면서도 마음이 한 없이 슬픕니다.
세월에 장사 없다지만 우리 엄마는 안 늙으실 줄 알았는데...
영원히 곁에 계실 것 같은 어머니께서 늙고 계신다고 생각하니 오늘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더 자주 찾아 뵙고,
더 자주 맛있는 것도 사 드리고,
더 많이 여행도 다녀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엄마, 늙지 마시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한상일 '애모의 노래'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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