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
난생 처음 가본 경기도 소재의 모 부대에서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나던
군대시절이 떠오릅니다. 자대배치 후 오직 100일 휴가만으로 위해 하루를
버티던 당시, 사수의 인수인계 없이 행정업무를 한다는건 사실상 맨 땅에
헤딩하는 것과 마찬가지였기에 몸과 마음이 괴로웠던 때였는데요.
아침에 눈 뜨면 내무생활에서부터 저녁과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야근,
지친 몸을 이끌고 복귀하자마자 경계 근무와 불침번 근무에 아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던 어느 겨울 날 새벽,
선임과 불침번 근무를 서고 있는데 당직실 안에서 새어 나오는 석유난로
특유의 향 그리고 나즈막한 멜로디. 걱정말아요 그대였습니다. 군대라는게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저 부딪힐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제서야 마음 한 켠이 여유로워졌다고 할까요.
시간이 흘러 제게도 신입사원이란 꼬리표가 남아 있을 때, 나도 동기들처럼
몇 번이나 이직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이 노래를 들으며 세상에 나만 그런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이 또한 지나가리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사다난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만큼은 덜 걱정하고 덜 불평하는 희망찬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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