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받은 날... :-)
김윤정
2017.02.19
조회 103
하루종일 굶으며 일한날
버스타기 직전 빵하나 사서 먹으며 갈까싶어
때마침 도착한 버스를 보내고
빵집에서 빵을 사서 달랑달랑 먹으며
10미터 남짓 떨어진 버스 정류장에 왔는데
방금전까지 있던 지갑이 없는거에요.

주머니에서 뭘 꺼내다 딸려서 떨어졌나,
빵집 카운터에 놓고왔나,
정류장 주변, 지나온 길, 빵집을 다시 들러
보고 또보고 묻고 또 묻고…
샅샅이 뒤졌는데 없어서 멍해졌었어요

누가 분명히 주워갔나본데
한 15분을 그렇게 찾다가 믿기지가 않았지만
카드며, 은행보안카드며 부랴부랴 전화해서 다 정지시키고
다시 아까 그빵집에 갔어요

너무 죄송한데 며칠후에 이동네 다시오니 그때 돌려드리겠다며
버스비 2천원만 빌려달라고 했어요
돈이없던 아르바이트생이 사장님꼐 전화를 걸어 허락을 받고
금고에서 2천원을 꺼내 빌려줬어요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한손에 부스럭거리는 달랑달랑 빵봉지….
“이걸 사먹지말걸 … 그럼 바로 버스타고 지갑 안잃어버렸을텐데”
“그런데 데체 어디서 흘린거지?”

이생각 저생각
“그래도 그 빵집 고맙네…”. 했어요

다음날 전화가 왔는데
영등포역에 누가 제 지갑을 맡겼다는 거에요

어제 지갑을 잃어버린곳은
대방역근처였는데
웬 영등포역??

신분증을 포함해 하나도 빠짐없이 무사한 지갑을 되찾고
누가 가져다주셨는지 물어봤는데
역무원이 놓고가셨다고 …..
어떤경로로 하룻밤사이 대방역에서 영등포역으로 오게된걸까요
신기하고 고맙고 또 신기하고 그랬어요 :)

며칠후 빵가게에 2천원을 들고
또 다른 직원분께 얼마전 2천원 빌렸던 사람이라고 소개했더니
주방을 향해
“그분 2천원 갚으로 오셨어요~~”
하시는거에요
반죽중이시던 사장님이 환희 웃으시며 시원시원하게 고개를 끄덕끄덕 하셨어요

직원분이 얘기들었다며
지갑의 안부를 물으시는데
참 따뜻한 빵집 같았어요

그리곤 “저집에서 빵사먹길 잘했다” 싶었어요

영등포역 역무원분들, 그 빵집 직원분과 사장님께
새해복 많이받으시라고, 고마움의 인사를 전하고싶습니다.

모두 올한해 좋은 인연들과 따뜻하길, 행복하길 소망하며

신청곡 부탁드립니다 ^

“차민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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