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 힘내세요!^^
박영지
2017.04.11
조회 94
저는 중학교 교사입니다. 집에서는 아직 손이 많이 가는 두 아이의 엄마로, 학교에 출근하면 시간표 대로 꽉 짜여진 일정 속에서 제 삶은 늘 바쁘고 정신없지만, 제가 머무르는 교무실에서 항상 흘러나오는 93.9MHz 라디오의 음악들이 그런 제 삶에 큰 위안이 됩니다. 때로는 추억에 젖어 그 음악을 함께 듣던 그리운 얼굴들을 떠올리게도 하고, 때로는 업무 스트레스도, 체면도 잠시 잊고 흥에 취해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부르게 만들기도 하는 편안한 친구같은 라디오. 사실, 아침에 출근해서 라디오를 켜시는 분은 우리 부서의 부장 선생님이시랍니다. 사실, 부장님께서 라디오를 즐겨듣지 않으시면 저 같은 후배교사가 감히 라디오를 켜기 어려웠겠지요. 처음엔 그저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아주 오래 전부터 음악을 해오시던, 작년에 솔로앨범까지 내신 가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을 작곡, 작사, 편곡까지 하신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요. 저는 부장님이 참 존경스러웠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하루하루를 근근히 버티듯이 사는 제게 근무시간 외에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재능과 역량을 마음껏 펼치는 부장님의 삶이 참 멋져보였습니다. 그런 부장님께 2집은 안 만드시냐 물었더니, 다시는 앨범 작업은 안 하신다 말씀하십니다. 7개월 이상을 주말에도 새벽같이 일어나고, TV프로그램 한 편 보지 못하며 힘들게 작업했는데, 앨범이 이렇게 묻히는 게 너무 허무하다며.. 그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낸 앨범이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앨범을 위해 다신 이렇게 고된 작업을 할 엄두가 안 난다고.. 그래서 라디오에 한번도 사연 보내본 적 없는 제가 이렇게 용기내어 사연을 적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라디오에서 당신의 곡이 나오면 정말 좋겠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제가 부장님의 음악에서 큰 힘을 얻었듯이 이 사연이 부장님에게 작은 힘이나마 되었으면 좋겠네요. 교무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부장님의 노래를 우리 부서 선생님들이 모두 함께 들으면 좋겠어요. 꼭 틀어주실 거죠? 신청곡은 멋진 체육선생님이자 싱어송라이터 주선태님의 <너를 그리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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