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모레면 50 나이줄에 처음으로 사연과 신청곡 보냅니다.
정태길
2017.04.18
조회 220
박승화 DJ님(혹은 가수님???)
안녕하세요.
벤처기업을 설립한지 7년째이고 오늘도 연구개발에 열중인 회사대표입니다. 서울 대전 부산을
다들 군대이야기하면 재미없다고 할지 모르나 얘기 하나 하렵니다.
저는 80년대말 학번으로 학생운동이 정점에서 서서히 사그러들때 휴학을 하고 강원도로 입대하였으나 전경으로 차출되어서 다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군대가기 전에 정말로 세상물정과 재미를 몰랐습니다.
입대 전에 친구가 저에게 충고를 하나 하더군요.
"군대가면 고참들에게 잘보여야 군생활이 편해진데이. 알것나?"
"그러면 니는 놀 줄도 모르는데 뭐로 잘 보일래?"
"노래나 춤 자신있나? 여자친구도 없제? 혹시 동아리 후배나 아님 여자동생 얘기라도 가지고 가야된다."
그 말을 듣고보니 대학 들어가기 전에는 입시공부한것, 대학에선 데모운동 좀 한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되물었습니다.
"그라믄 노래라도 몇 개 배워서 갈까?"
"하모 하모 3~4개 정도 레파토리가 있으면 될거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완창을 할수있는 곡은 가곡과 동요 및 만화주제곡을 제외하니 '임을 위한 행진곡'과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외에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합창부에도 신청해서 엄치라고 떨어진 제가 그때부터 노래를 찾기 시작해서 3곡을 가사를 적고 부르고 외우서 드디어 입대를 했습니다.

강원도 화천에서 6주간의 신병훈련을 받고서 전경으로 차출되어서 서울로 와서 또다시 2주간의 전경훈련을 받고 배치받은곳은 흔히 백골단이라고도 부르는 사복경찰 부대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자대배치 1주일이 지나자 기수별 고참이름부터 암기사항이 산더미처럼 다가오더군요.
둘째주 어느날 막내 배치 기념으로 고참이 저한테 장기자랑을 시켰습니다.
저는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올것이 왔구나. 연습한대로 못불러도 박력넘치게 큰소리로 부르자."
큰소리로
"이경 정태길 노래 하나 하겠습니다."
"해봐라 하나둘셋넷, 둘둘셋넷~~~~"
"저어 멀리 동해바다 외로운 섬~~~~"
한돌님의 '홀로아리랑'을 불렀습니다.
바로 위 고참이
"이 새끼봐라 아직 분위기 파악 못하고 있네... 때리치우고 다른것 해봐라!"
"네 알겠습니다. 이경 정태길 노래 일발장전, 뜨락에 낙엽이 지면 어느새 가을 가고~~~"
두번째 곡이 슬기둥의 '뜨락에 낙엽이 지면'이었습니다.
어디선가 외마디 고함이 들렸습니다.
"야 이경 정태길 너 장난하나~~~고참들 놀리나?"
"아닙니다 잘 할 자신이 있습니다."
고참이 이번에 질문을 합니다.
"무슨곡 할거냐?"
" 네 파랑새로 하겠습니다."
"야 이놈 진작부터 그런 신나는 곡을 불렀으야제...."
"이경 정태길 노래일발정전....찬바람 따라 날아간 귀여운 파랑새 언제까지 내게 오려나 내사랑 파랑새.."
그리고 침묵이 한동안 흐러더니
고함소리가 들립니다.
"머리박아!!!"

그랬습니다. 고참들은 이문새의 파랑새로 알고 있었으나 저는 대학가요제 입상곡 신동길의 파랑새를 불렀습니다.
그렇게 제 군대생활은 꼬여만 갔으나 시간은 흘러흘러 무사히 제대하고 대학도 졸업하고 잘 살고 있습니다.
제 신청곡은 이 세곡중에서 아무것이나 상관은 없겠으나 가능하시다면 대학가요제의 파랑새를 듣고 싶습니다.
아직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번도 듣지 못했고 노래방에도 없더군요.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왜 그랬을까라는 반문과 함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갑니다.

PS: 매일 프로그램을 들으면 문제가 나오던데 저도 잘문하나 드릴께요?
다음의 CBS와 관련된 지역중에서 다른 특징의 하나를 고르시오
1. 당진 2. 천안 3. 수원 4. 김해

정답 3번 수원
자동차로 운전하면서 음악을 듣다보니 지역에 따라서 감도가 다릅니다.
당진, 천안, 김해부터는 지지직 소리가 섞여서 들려오나 수원은 깨끗합니다...
당첨자에겐 다음주에 신청곡을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덕분에 운전길이 즐겁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