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천사
장보영
2017.05.04
조회 151
항상 그렇듯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비는 당황스럽고,
언제 그칠지 빨리 그치기만을 기다리게 되죠.
그 날은 유독 비가 야속스러웠던 날이었어요.


잘 하지 않던 화장도 진하게 하고, 옷도 가춰입었어요.
회사 면접을 망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디를 갈까 하염없이 걷다보니 갑작스런 비가 쏟아져 내렸어요.


잠시 비를 피하려 가게 앞 차양아래에 서있었는데
한 여성 분이 저를 뚫어져라 보고 지나가기에
안 그래도 기분이 안 좋았는데, 보기에도 내가 처량맞아보이나.. 자격지심이 들었죠.


그리고 한 몇 분이 흐르고, 그 여성 분이 뛰어내려오더라구요.
그때 한 손엔 우산을 들고있었어요.
제 옆으로 오시더니 저에게 우산을 건네며 자신은 우산이 많다. 쓰고 가지시라고 웃으며
후딱 올라가시는데.. 생각지도 못한 위로와 기운을 얻었습니다.
비오는 날의 천사를 만난 기분이었어요. 갑작스러워 고맙다는 인사말고는 전하지 못했어요.


오늘 같이 비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그 분,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게하네요.




///신청곡, 에픽하이의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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