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 아버지..
김대규
2017.04.30
조회 95




신청곡입니다..

▶ 인순이 <아버지>


제 시대의 아버지들의 대부분이 그러하셨듯 제 아버지도 상당히 보수적인 분이셨고, 무뚝뚝한 분이셨고, 자존심이 무척 센 그런 분이셨습니다..
자식들에게 당신의 마음을 한번도 제대로 털어놓으신 적도 없으셨고, 가족들보다는 당신의 친구분들과 어울리는 걸 더 좋아하셧습니다..
요즘의 젊은 부모들은 그런 경우가 별로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때는 그게 당연한 건줄 알면서 컸습니다..
암으로 투병하시는 중에도 자식들에게는 절대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하시는 모습 때문에 가슴이 아프기고 했습니다..
그 정도 됐으면 약한 척 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었을 텐데, 눈 감으시는 그 날까지도 끝끝내 자식들 앞에서만큼은 강한 모습을 보이려고 무척이나 애쓰셨던 그런 분이셨습니다..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어머니한테는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나중에 어머니께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장남인 저에게 뭐라도 하나 해주고 눈을 감고 싶은데, 그렇게 못해주는 게 참으로 미안하다고 그러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늘 저에게는 강하게 커야 한다고 하면서 그렇게 혹독하게 키우셨던 탓에 종종 아버지를 미워하기도 했었고, 그런 아버지와 가끔 말다툼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탓에 아버지와는 정말 어렸던 시절을 제외하고는 살가운 대화를 나눠본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그 부분이 제일 아쉽게 다가왔더랬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저에게 직접 해주지 못했던 아버지가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랬더라면 아버지를 그렇게까지 미워하지 않았을 텐데..

언젠가 세월이 흘러 저도 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또 다른 세상에서 아버지를 만날 수 있게 될 테지요..
그때는 아버지와 살갑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모습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