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환갑을 맞이한 친구들 열두명이서 중고등학교 은사님들 열분을 모시고
맛있는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그렇게도 정정하시고 열정적이시던 선생님들은 어느덧~~
백발의 노신사 숙녀가 되었더군요
하기사 우리들 머리카락에도 희끗희끗 서리내린지 오래되었으니..
모교 교장선생님을 끝으로 정년퇴임한 최선생님께서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공부잘하는게 최고라고 좋은대학 보내는걸 목표로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가르쳤는데 정작 지나고 보니 공부 잘해서 좋은대학가고
소위 말하는 성공했다고 하는 놈들 자기만 잘해서 간건줄 알고 스승님 은혜는
모른다고..
오히려 공부는 잘하지 못했어도 인성이 된자는 스승을 간혹 찾아오고
고마움을 알더라고..
정년퇴임 18년 되고보니 교육자로서 지식만 집어넣으려 했던
성적지상주의자였던 자신이 잘못가르쳤다는걸 뼈저리게 느낀다고요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앞만 보며 사느라고 바뻤고 아이들키우고 며느리노릇에 내 자리값
하느라 허둥대며 지내느라 정작 선생님들껜 몇번이나 찾아뵙고 인사
드렸는지 말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1학기말 전근가셨던 국어샘은 정말 40여년도 훌쩍 넘은
시간을 뛰어넘어 뵈었네요
열분 은사님들께 각각 꽃다발과 성의껏 준비한 선물을 드린 후
교가와 스승의 날 노래를 합창했습니다
가물가물 생각나 아는구절은 크게 잊혀진 구절은 작게 오물오물 그렇게
교가를 불러봤습니다.
아!
한 친구는 직접 맛있게 담군 오이소박이를 선생님들께 안겨드렸어요
아마 드실때마다 제자의 사랑도 함께 드셨을겁니다
네시간 정도 그렇게 타임머신을 타고 고등학교 시절로 되돌아갔다
온것 같습니다.
84세. 78세. 72세..
휘리릭 ~세월이 그렇게 흘러가 은사님들 곧았던 허리가 약간은
굽어지신듯 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들 사랑과 관심어린 채찍질로 이 제자들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몫 하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가끔은 선생님들과 함께 세상사는 이야기 하면서 추억을 끄집어내어
곱씹어도 보면서 좋은 만남의 시간을 가져야겠어요
우리 열두명의 친구들 좋은자리 함께 해서 반가웠고
선생님들 만나뵈어서 정말 뿌듯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김인순 여고졸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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