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이런일이.
이재신
2017.06.27
조회 48
지난달 5월 31일 이었습니다. 개인택시기사인 저는 KKO(카카오)택시 호출로 강남구 세곡동에 있는 어린이집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서 50대 초반 여성분과 젊은 여자 선생님이 제 차를 타고는 분당 차병원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운행하는 도중 원장님으로 보이는 승객은 계속 울면서 어디가 아픈지 통증을 호소하면서 괴로워 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119를 불러 타고 가야지 왜 하필 택시를 타고가’생각하는 그 순간 어린이집 원장님은 상태가 좋지 않은지 동행했던 여자선생님이 놀라 소리를 지르면서 “원장님 원장님”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차를 갓길로 세웠습니다. 환자 상태를 보니 호흡이 불안해 보였습니다. 결단을 내려야만 했습니다. 첫 번째는 119가 올 때까지 기다리자. 두 번째는 인공호흡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세 번째는 다 무시하고 빨리 병원으로 가야하나. 하지만 제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습니다. 동행한 여선생님이 어쩔줄 모르고 있을 때 제가 인공호흡이라도 하는게 어떻겠냐고 했더니 “네”라고 하더군요. 복정역사거리와 세곡사거리 중간 근처에 차를 세우고 바깥으로 나가 원장님을 인도로 눕힌 후 남자인 제가 할 수가 없어서 여선생님께 해보라 했더니 힘이 없어 누르나 마나인 것 같아보여 제가 해도 되겠냐고 승낙을 받은 후 두 손으로 힘 있게 여러 번 눌렀습니다. 이후 의식이 돌아오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 짧은 시간 사이 119에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이후 응급조치를 물어 보았습니다. 심폐소생술로 의식이 돌아왔으면 중단하고 옆으로 뉘이라 해서 말한 데로 하고 기다려도 119는 오지 않아 왜 안오냐고 했더니 잠실에서 출발한다 하더군요 심폐소생술을 한 주변의 119차량을 모두 출동시켜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119 응급차량을 기다리는 것 보다 제가 이동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아 총알같이 십여분만에 응급실에 도착한 후 힘이 없어 걸을 수도 없는 원장님을 업어 침대 위에 뉘이고 나오는 순간 그 무엇으로도 표현 못할 뿌듯함을 처음으로 느껴보았습니다. 애청자 여러분 이번일로 내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셔서 제발 위급할 때만 119를 불러주셨으면 합니다. 주위를 보면 술드시고 손가락 다쳐 피만 나도 119를 부르시는 분이 있거든요. 그 후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마침 손님이 근처에 내려 어린이집 창문을 보니 그때 동행했던 선생님이 먼저 알아보시고 그날 너무 고맙다고 하시더군요. 원장님은 어떠시냐고 물었더니 좋아지셨다더군요. “차 한잔 하고 가세요”라고 하셔서 쑥스럽다 할까 “아니에요”라 하고 사양했습니다. 핸들을 잡고 서울시민의 발이 되고자 오늘도 힘차게 달리고 있습니다.
참고: (못골 푸른 어린이집) 서울 31아 8305 이재신
신청곡은 전영록의 애신 두번째는 딕페밀리의 흰구름 먹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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