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강릉바다로
김정애
2018.07.14
조회 104
신청곡: 이정석의 여름날의 추억

휴가철 시작되는 요즘이 되면 아주 오래전 여고동창들과 강릉에서 보낸 여름휴가가 떠오릅니다.
실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으로 이제 막 초년생을 벗어나기 시작하던 22살때쯤 이였을꺼예요.
학교때부터 ‘다솜회'라는 이름으로 결성된 11명 멤버들중 7명이 주6일 근무제였던 시절인데 어렵게 토.일요일 1박2일 일정으로 저나 친구들이나 가족이 함께하지 않은 친구들끼리의 자유여행을 겁을 물리치고 큰맘먹고 도전했던 바닷가 여행이었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고속버스를 타고 낮12시쯤 도착한 강릉, 그때도 덥기는 더웠지만 넓은 바다가 우리를 맞아주고,나름 안락감이 드는 민박집에 짐을 풀었습니다. 여행의 진수는 먹는재미라는 말이 있던가요. 친구한명이 "우리 시장가서 장봐와서 음식을 해먹자는 것이었습니다. 큰 슈퍼도 없고 승용차도 없는데 가능할까 싶었지만 일단 동네분에게 시장과의 거리를 여쭤보니 버스타면 15분~20분정도 된다고 하기에 그럼 자전거타고 가면 얼마나 걸릴까요?했더니 한 45분정도 걸릴거라고 하시기에 3명은 숙소에서 준비하고 나머지4명은 자전거를 대여해 가까운 시장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출발후 10분부터 아스팔트위의 뜨꺼움과 질주하는 자동차들 옆으로 달리려니 무섭기도하고 ‘”시장가는길 여쭤봤던 아저씨가 우릴 남자로 봤는지 왜 우리를 말리지 않았나”하며 원망도 돼고 무언가 잘못 선택했다 싶으면서도 그래도 포기할 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30분정도를 달렸는데 목적지가 보이지 않고 다시 길을 물어보면 조금만 더 가면이라고 하는것입니다. 그러기를 1시간을 훌쩍 넘어서 도착한 시장에서 완전히 지쳐서 시장보는 것은 차치하고 돌아갈 길이 막막했습니다.
지금도 그때의 찌든 더위속의 우리들 모습이 또렷합니다.
돌아갈때 화물차를 빌려서 싣고 가야하나 하는 생각마저도 들고, 정말 막막했습니다. 정작 장을 보러갔는데 그때 무엇을 샀는지 기억이 안날정도로 난감했습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제 자전거의 페달이 망가져 작동이 안되는것입니다.
자전거 4대를 실을 화물차 빌리려니 비용도 제대로 없고, 버스기사분에게 염치를 불구하고 고장난자전거1대만 실어주실 수 있냐고 여쭤보니 당연 거절당하고, 자전거 수리점도 없고, 정말 진퇴양난 끝에 자동차 정비소에 아저씨가 사정얘기를 들어보시더니 자신이 해보겠다며 망치를 들고 오시더니 몇번 두둘겨서 페달을 원위치로 해주시는 것 아니겠어요? 이런 해프닝으로 시장에서 다시 숙소로 오니 해질녘이 되어버렸습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 숙소에 있던 친구들은 5시간이 넘도록 너무 오랫동안 안돌아와서 사고라도 당했나해서 경찰서에 신고하려던 참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장보는 일로 반나절을 다 써버리고 나니 허탈해서인지 지금도 그날 저녁메뉴가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그래도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음에 마음 추스리고 밤바다 풍경속에 수다와 노래와 젊은날의 고민들을 바닷가에서 다 풀어놓고 늦은 밤까지 별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미래의 시간을 점춰보았던 시간이였습니다.
이제는 20대의 자녀의 둔 우리들이 되었지만, 성실한 직장인으로 엄마로 아내로 살아가고 있는 '다솜회'동창모임은 지금도 모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언가 안정감이 들지 않았던 20대, 30살이 그렇게 빨리올 줄 몰랐다고 말하던 그때였는데 어느새 중년을 넘어간 우리들의 삶은 때때로 어려운일도 있지만 잘 겪어내면서 아직도 그리고 싶은 그려나갈 수 있는 많은 소망들이 있네요.
그 여행이후로 여행계획은 여러 번 세웠지만 직장과 육아와 살림으로 아직까지도 떠나지 못하다가 이젠 자녀도 다 컸기에 몇해 전부터 여행적금까지 불입하며, 모임 때마다 늘 내년에는 내년에는 꼭 가자라며
다짐해 보지만 쉽지않네요. 그래도 다시 내년에는 꼭 떠나리라 계획해 봅니다.
쉽게 떠날수 없는 여행임에도 함께 떠나고 싶은 것은 우리들 마음속에는 강릉 바닷가의 시간이 그 어떤 여행보다 특별한 우리 젊은날의 사진한장처럼 오래도록 기억되고 있기 때문일것입니다.
내년에는?^^ 정말로 여행다녀온 후기를 올리고 싶네요.
다솜 친구들아 꼭 그러자~
그리고 함께 해줘서 고마워 ~~
늘 가요을 통해 시간을 추억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P,S;
1. 저희 '다솜회'모임은 87년도에 서울 염광여자상업고등학교 무역학과생으로 구성된 12명의 동창생들인데, 그중 1명(김현순) 25년전부터 연락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늘 그 친구를 찾고 싶어하는데 연고가 없습니다. 혹시 가요속으로를 통해 소식을 전하고 싶습니다.
2.살며시 선물 욕심을 가져봅니다. 기타를 받고 싶습니다. ^^
무더위 잘 보내셔요.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