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에 가면
김은경
2018.10.04
조회 100
저녁을 너무 많이 먹어다 싶으면 남편과 운동 삼아 전통시장에 갑니다.
저는 부천에 있는 중동시장에 가는데요.
전통 시장에는 계절도 담겨 있고, 삶도 담겨 있고, 시간도 담겨 있어요.
어제는 빨간 홍옥이 나왔더라고요.
어렸을 때 한 입 베어 물기도 전에 입에 침이 고이던 사과이지요.
눈이 절로 찔끔 감길 만큼 시고, 달고, 과즙이 튀는 사과라서 반갑더라고요.
그런데 지갑을 열기에는 망설여질 정도로 아직은 가격이 비쌌어요.
포도는 끝물인 것 같고,
왕새우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저녁 무렵이면 물건을 정리하는 상인들도 있고,
마지막까지 하나라도 더 팔려는 상인도 있고,
옆 가게 주인과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먹으려고 상차리는 상인도 있어요.
신혼 초부터 다닌 시장인데 그때도 연세가 많았던 할머니께서는 아직도 정정하게 채소가게를 지키고 계세요.
그 자리를 지날 때마다 안 계시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다가 할머니가 보이면 그냥 기분이 좋아지곤 했어요.
길건너 첫 과일가게에는 늙은 개가 한 마리 있어요.
그 개는 털이 빠지고, 갈수록 다리가 휘고 있지만 항상 주인과 함께 퇴근을 합니다.
이런 풍경들을 보고 있노라면 하루 힘들었던 마음, 우울했던 마음이 싹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통닭 튀기는 고소한 냄새, 칼국수집 멸치국물 냄새, 정육점 냄새, 생선가게 냄새도 정겹고요.
전통시장에 가면 위안이 있습니다.
가요속으로 가족 여러분도 한 번 가보세요~~
그곳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으실 수 있을 거에요.

여행스케치의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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