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인 2009년 7월 11일 결혼했으니
오늘이 결혼 10주년입니다.
시간이 참 빠르네요.
아내와 사귈당시 저는 집도 절도 없었답니다.
찜질방에서 2년간 살던때였어요.
아내는 사실 좀 창피하지만 인터넷 친구만들기 사이트를 통해
알게되어 만났어요. 메일을 좀 주고 받다가 만났죠
아내가 사는데가 어디냐고 했을때
난감하더라구요.
어느날 술한잔 먹고 노래방 갔다가
찜질방에 가자고 했어요.
그리고 거기서 말을 했죠,
"여기 방이 크지... 여기가 우리 집이야" "장난해? 아버지가 사업하셔?"
"아니, 여기서 살어... 진짜야 2년째야..."
전철역 뒷편 허름한 지하 찜질방에서 고백이 이루어졌습니다.
나이 41살 먹은 남자, 집도 없는 남자,
운전일을 하는 직장인데 격주로
한달에 두번 밖에 쉴 수 없는 능력없는 남자.
그러난 그녀는 나를 바보같은 나를 거두어주었습니다.
결혼식은 단돈 200만원으로 해결했습니다.
한여름 예식장을 무료로
빌려주고 1인당 식비 2만원으로 100명의 하객만 계산했지요.
다행히 하객이 모두 98명이 이었습니다.
신혼여행도 가지 못했습니다.
토요일 결혼하고 일요일 광화문, 명동을 갔다가 왔어요.
월요일 바로 일하러 나갔습니다.
신혼여행은 여름휴가로 대체했어요.
제주도로 비행기를 타고 갔다가 배를 타고 와서 광양의 누나
집에 놀러갔다 왔지요.
언제나
마트에 가서는 카트를 끄는 사람이 부러웠답니다.
우리는 밤 9시쯤 끝날때 가서 손에 들었다 놓았다 몇 번을 망설였어요.
방2칸 전세집은 겨울에 툭하면 온수보일러가 고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지하 반전세방을 거쳐 드디어 재작년에 우리만의 집을 장만했습니다.
은행의 대출이 있었지만 말입니다.
변두리지만 좀더 일찍 일어나서 버스, 지하철을
타면 어렵지 않게 일하러 갈 수 있답니다.
이제 제 나이 51살. 내 목표는 결혼 50주년을 함께 하는 것인데
가능할까요? 아내도 젊었을때의 날씬한 모습은 사라졌네요.
긴머리도 파마가 되고...우리 둘이 살도 찌고...
고맙습니다. 여보, 사랑합니다. 여보, 당신 덕분에 사람구실 하는거
같아요. 결혼 10주년 아직도 나는 당신에 비하면 부족함을 느껴요.
앞으로 더 여보 말 잘 들을께 사랑해요! 영원히 지켜줄께요.
그동안 선택의 순간, 흔들리는 순간 날 올바르게 잡아준것은
세살 아래지만 나 보다 더 현명한 아내덕분이었습니다.
여자는 강하고 아름답다고 새삼 느끼게 됩니다.
여보, 사랑해요 고마워요!! 언제나 지켜줄께요..
신청곡: 아내와 만날때 아내가 즐겨 듣던 곡으로
이제 우리 부부의 최고 애창곡이 되었답니다.
이 노래를 들을때는 그 시절 힘들게 연애하던 시절도
돌아가는 것 같아요. 그냥 마음이 짠해집니다.
이승철: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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