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조민정
2019.07.16
조회 88
방학을 맞은 아이는 대학생인데도 아침에 일어나면서 밤늦은 시간까지 "엄마"를 몇번이나 부르는지 모릅니다.

뭐가 먹고 싶을때나 찾는 물건이 없을때, 부탁할일이 있을때면 어김없이 저를 불러댑니다.

더운날 일하다가 딸아이의 부름에 허탈하기도하고 화가 날때도 있고 어처구니가 없을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친정엄마가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드셔서 몸이 편찮으신 친정엄마.. 건강하셔서 함께 하실때 잘해드릴껄 하고 후회할때가 많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지싶어 엄마를 뵈러 다녀왔습니다.

과일을 사서 냉장고에 정리하려고보니 냉장고 정리가 되지 않아 앞치마를 둘렀습니다.

깔끔하신 분이었는데 몸이 편찮으시니 생활하는게 맘처럼 되지 않으시는지 요즘은 집안일에도 소홀하실때가 있습니다.

그동안 가져다드린 밑반찬이며 마트에서 사다놓은 먹거리, 유통기한이 지난 채소와 음료수들로 냉장고속은 분주했습니다.

1시간여 냉장고속을 정리하고나니 유통기한이 딱 오늘까지인 막걸리가 있더군요.

더운 여름이라 상한음식을 먹으면 탈이 날까겁나 버릴까했는데 엄마께서 단술을 해먹자시더라구요.

어릴적 시골집에서 할머니가 드시려고 사다놓은 막걸리가 상하겠다싶으면 설탕을 넣어 끓어주셨던 단술..

알콜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입에 달달한 단술을 먹고나면 왠지 세상이 뱅그르르 돌고 기분도 좋아지고 그랬던 기억이 났습니다.

냄비에 막걸리에 설탕을 넣고 끓여 식힌후 엄마와 마주앉아 단술을 마셨습니다.

옛날에 먹었던 딱 그맛은 아니었지만 달달한 단술은 엄마와 추억을 만들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예전 그시절로 돌아가 오랫만에 엄마와 수다스럽게 시간을 보내고나니 기분마저 좋아집니다.

그시절의 엄마의 나이가 되버린 딸과 이젠 할머니가 된 엄마..

예전엔 알지못했던 것들을 나이듬으로 하나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제야 어른이 되어가고 있나봅니다. 엄마와 함께 더 많은 시간 마주앉아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이야기하렵니다.

더이상 후회스럽지 않도록 말입니다.

지금만큼이라도 항상 건강해주시길 바래봅니다.

기회된다면 어머니 모시고 매일 어머니 안부를 물으시는 어머니 지인분들께 대접해드리고 싶습니다.

신청곡은 해바라기의 어서 말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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