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만나는 일
황현성
2019.07.12
조회 145
저는 유난히 비를 좋아해요.
비속에서 걷는 것도 , 멍하니 비를 바라보는 것도,
비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다 좋아하는 일입니다.
그런 저에게 비속에서 들었던 음악들은 더 기억에
오래 남아 있는듯하네요.
어렸을적 엄마는 옷수선을 하셨는데요.
일을 하실때마다 항상 음악을 틀어놓곤 하셨어요.
그런 엄마옆에서 저는 못쓰는 헝겊을 가지고 자주 놀았는데
양철지붕의 옷수선집에서 비 오는 날 하루종일 들었던
엄마와 듣던 노래들이 어린 나이에도 참 애잔했어요.
그러다 제가 서울로 대학을 오게되어서 혼자
자취를 시작한 곳이 옥탑방이에요.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옥탑방이지만
나만의 세상을 갖기엔 최고의 공간이었어요.
특히나 비오는 하늘을 참 가깝게 볼 수 있는 곳이었구요.
그 옥탑방에서 테이프가 늘어날때까지 들었는데
비 오는 옥탑방도 그때는 참 이뻐 보였어요...
그리고 지금 제가 비를 만나는 일은 자동차속에서에요.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그러다보니 혼자 조용히 비를 즐길틈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찾게되는 곳이 자동차에요.
비가 오면 자주 혼자 자동차안에서 비소리를 들으며
음악을 듣곤해요.
그 시간만큼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짐을 내려놓은
고스란히 나자신이 되는 시간입니다.
어린 날 양철지붕을,청춘의 옥탑방을,
그리고 고요히 자동차 지붕을 두드리던
비와 노래들이 참 그립습니다...
비를 좋아하고 비속에서 사랑했던 그 당시 노래들을 듣고싶네요!
꼭 들려주세요...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이문세의 비속에서
박중훈의 비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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