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숙이는 저와 고교 동창 입니다
70 년대에 경희여고를 졸업 했어요
학교다닐때는 오히려 별로 친하지 않았었는데
대학시절 내내 별 왕래없이 지내다가
제 결혼식 즈음에 우연히 만나 친해져서
제 결혼식에 친구로써 도움을 주고
제 결혼식날 당연히 참여해서
제 곁에서 여러장의 사진을 찍은 유일한 친구 입니다
그녀는 Pulp Fiction 에서 Uma Thurman 이 분했던
'미아'처럼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그 Hair Style 이 유난히 잘 어울렸고
유독 큰 키에 옷을 너무너무 잘 매치해 입었고
그에 잘 어울리는 쿨한 성격 때문에도
제 기억속에 오래오래 남아 있습니다
학창시절 어느날 그녀의 집에 놀러 갔었는데
온천장 언덕배기에 위치한 그녀의 집은
영화 제목처럼
'언덕위의 하얀집' 이었어요
저의집은 동대신동에 위치해 있었고
그녀의 집은 동래 온천장에 자리잡고 있어서
거의 종점에서 종점 이었지요
집안에 들어 섰을때의
남향 특유의 따스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와
그 분위기를 더욱 고조 시키는
거실 중앙의 페치카 ...
그리고
나즈막한 가구들과 잘 어울리는
따스한 색감의 쿠션들이
소파 여기저기에 놓여져 있었는데
그녀의 아버지 께서 건축을 하시는분 이어서
인테리어에 관심을 못 가지던 그 시절에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어요
강렬한 인상의 현숙이와
강렬한 인상의 단층집인
'언덕위의 하얀집' ...
그 집은 현숙이 처럼 Simple 하면서도 멋졌어요 ^^^
저는 결혼하고 부산을 떠나
여의도 시범 아파트에 살게 되었는데
현숙이는 여전히 부산에 살고 있었어요
거리가 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
같은 하늘아래 동래 온천장 에서 동대신동도 꽤 멀다고 느꼈었는데
이제 서울에서 부산 이라니 ...
만남이 결코 쉽지 않았어요
두어번 인가 여의도 제 집을 방문한 현숙이는
매번 꽃말이 다른 꽃다발을 한아름 품에 안고
저를 찾아와 쌓인 회포를 풀었는데요 ~~
그 이후로 무슨 연유인지
전화마저 뜸하더니
어느새 연락이 툭 ~~ 끊겼습니다
어느날 친정인 부산에 내려간김에
짬을 내어, 그녀의 집에 들러 봤는데
이사를 가고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자세한 이유는 물어 볼수가 없었어요
그녀의 가정사를 잘은 모르지만
뭔가 사연이 있다는건,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구요
가정사 없는 가정이 있을까 ? ...
십대의 특성상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쳐 버렸는데
이렇게 되고보니 어느날,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렸었지요
그런데 연락한번 없이 그렇게 수십년이 흘렀네요
인터넷도 핸드폰도 전무한 시절 이어서
이렇게 연락이 끊기면 그야말로 '속수무책' 이었지요 ...
가끔씩 고개를 쳐드는 어떤 그리움 같은게
저를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해요
현숙아 ~~
너와나의 시절은
'연락두절' 이라는 말로 간과 하기엔
너무 많은 추억과 그리움이 켜켜히 베여 있구나 ~~
지금도 사진을 들여다보면
단발머리에 훤칠한 키의 그녀가
웨딩 드레스를 입은 저의 옆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
김현숙 ...너무나 그립고 ...
그리고
보고싶다 !!!
* 폴 킴 - 어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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