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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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시.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황선영`
2009.11.10
조회 84
윤희씨, 저는 3년째 고3 담임을 맡고있는 국어샘입니다.

이제 무뎌질 때가 되었다고 하는 선배 선생님들도 있는데..
수능 시험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는 마음이 여전히 짠하고 뭔가 미안합니다.

누가 봐도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그 만큼 성적이 안나와서 눈물 흘리는 아이, 입시보다 등록금 걱정이 먼저 해야하는 아이, 수능 시험 보는 날 따뜻한 도시락을 싸 줄 부모님이 없는 아이, 주위의 과도한 기대로 마음을 다친 아이...뜯어보면 성적을 떠나 안타깝지 않은 아이들이 한 명도 없어요.

어른으로, 선생님으로 살면서 이런 아이들 앞에 과연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살고 가르쳐왔는지...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되는 날들이에요.

작년 이맘 때, 수시 모집에 모조리 낙방하고 펑펑 울던 아이 한 명이 연습장에 바쁘게 쓴 시를 하나 가져와서 예쁘게 프린트해 달라고 하더라구요. 뭔가 봤더니 울고 있는 자기에게 짝이 언어영역 문제집에서 베꼈다면서 쥐어주었답니다.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시를 분해하고 어거지로 이해시키고 답을 찾는 기술만 알려주는 엉터리 수업에 익숙해져 있으면서도 이렇게 진짜 감동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훌륭한 아이로 커 준 것이 감동적이고 고맙고..또 시 내용이 정말 제 마음을 오롯이 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시를 다른 고3 수험생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습니다.
쓰러져도, 길을 잃어도, 눈물이 나도. 언젠가 꽃피워 낼 그 무언가를 위해 힘을 내라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여러 가지로 다른 샘들에게 구박 많이 받지만 사랑스런 소사고등학교 3학년 2반 아가들!!!
누가 뭐라고 해도, 담임 샘에겐 너희들이 최고라는 것! 잊지 말고 자신감 가지고 시험 보라고..전해주세요.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의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P.S: 김광진씨의 <진심> 부탁드립니다.
참, 예전에 윤희씨를 통해 저희 반 아이들 두 명..돌아오라고 이야기 전했었는데 기억하시는지...^^ 무사히 돌아왔어요. 지금은 학교는 다니지 않고 각자 다른 길을 찾아 떠났지만, 씩씩하게 지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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