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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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친구
노문식
2010.02.25
조회 31
허윤희님! 봄비를 재촉하는 비가 조용조용히 내렸어요.
어제 서울에서 오는 친구를 만나겠다며 저녁밥을 먹고 나간 대학졸업반 아들이 제가 잠이 드는 시간(밤 1시정도)까지 안 들어오길래 피곤해서 먼저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현관을 보니 못보던 신발이 보여서 아들방문을 슬그머니 열어보니 좁은 방에서 두녀석이 잠들어 있더군요.

조금 후 아침밥을 먹고 있는데, 두녀석이 아침밥을 먹으러 식탁으로 오더군요. 아내는 아들의 친구를 염두에 둬서인지 다른 때보다 반찬에 신경을 썼더라고요.
아들 친구는 우리집 김치가 맛있다며 다른 반찬은 거들떠도 안 보고 배추김치만 계속 먹는 겁니다.
“어머니, 김치가 너무 맛있어요.”
아들 친구는 아내를 어머니로 부르며 밥 한 그릇을 금세 다 먹더군요.

퇴근해 집에 오니 두녀석이 안 보였어요.
“정우(아들 친구 이름)에게 서울까지 차비하라며 오만원 줬어요. 아빠도 없이 혼자서 지금까지 학비를 거의 벌었다네요.”
오늘 정우 형의 졸업식인데 직장 관계로 참석할 수가 없어 정우가 대신 상을 받으러 왔다고 하면서, 아내는 혀를 차며 짠하다는 얼굴을 했습니다.
(이 사람아! 남의 아들이 문제가 아니네. 우리도 엊그제 두 녀석 등록금 400백만원을 내고나니 잔고도 얼마 없어.)
이 말이 나올뻔 한 걸 참았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정우 가족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아서요.
고 3때 병으로 아버지를 잃은 정우는 대학 다니다가 원래 고향인 서울로 가족(정우 엄마, 정우 형까지)이 이사를 갔다고 했습니다.
아들은 가끔 우리 가족을 보면서 아빠가 없는 정우가 불쌍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어쨌든 우리도 빠듯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도, 아들의 친구에게까지 신경을 써준 아내가 고맙기만 했습니다.
허윤희님! 우리는 어떤 사정으로 인해 신혼여행을 못갔습니다. 혹시 쌍산재 숙박권을 주신다면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하룻밤 묵고 오고 싶습니다. 무리한 요구였다면 죄송합니다.

신청곡 김종서--아름다운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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