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같은 라인에 국민학교 친구랑 같이 살아요. 일부러 그렇게 근처에 모여살면서 애들도 같이 키우고 서로 의지도 하는건데요.
근처사니까 이런일도 있더라구요.
저희 아파트는 금요일에 재활용인데..제가 재활용을 가지고 가면서 음식물 쓰레기까지 들고 나가서 좀 버겁긴 했는데 친구 신랑이 엘리베이터에서 "아니..신랑은 어디다 쓰려고 이렇게 무겁게 들고 다녀요 우리집은 제가 다 하는데 "하는겁니다.
그때는 "윤정이는 좋겠네요"하고 말았는데 웬걸 재활용 마대 자루마다 분리수거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젊은 아빠들이였던겁니다. 그 전에도 그랬었나 싶게 많더라구요.
순간 울컥 했습니다. 이 아파트에 와서 산지가 6년 신랑이 재활용 한건 3번 4번쯤 이게 뭐야 싶었습니다.
그날 저녁부터 신랑이 밉더군요. 뭐야 요즘은 다 나눠서 집안 일 하는데 뭘 믿고 저래 하는 생각에 표현은 못하고 뽀루퉁 하고 있으니 신랑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제가 그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왜 그래 왜그래 하며 살살 애교를 부리더니 그래도 끄떡도 안 하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하더군요.
그래서 한밤자고 아침에 불만을 토로 했습니다.
"나만 왜 음식을 해야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버려야 하고 재활용쓰레기
를 혼자 날라야 하는거냐고 나도 해주는 음식 좀 먹고 싶다고 했더니 "
신랑은 그거 였어? 그래 알았어 설거지는 내가 할께 그리고 오늘 점심은 내가 닭봉 해준다. 당신은 앉아만 있어 했지요.
사실 제가 홈쇼핑을 보고 직화오븐을 구입해서 다들 칭찬하는 닭봉구이를 어제 했었는데 뭔가 양념이 싱겁더라구요.
그래서 이거 또 과대광고엿나 싶었는데 오늘 점심을 신랑이 닭봉을 한다니 그래 음식 만드는게 얼마나 어려운가 한번 경험해 보라며
코웃음을 쳤습니다.
느긋하게 쇼파에 앉아서 텔레비젼을 보는데 마늘도 찧고 간장도 들이붓고 뭔가 분주하더라구요.
위생장갑이 작다고 낑낑 대더니 직화오븐은 어떻게 쓰는지 묻고는
어설픈 모습을 보여서 전 속으로 옳다구나 했습니다.
맛은 안 보나 마나 짜겠군 하면서요.
그런데 맛있는 냄새가 나는것 같더니 웬겔 닭봉 밑을 쿠킹 호일로 쌓아서 기름 안 묻게 해서는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서 내 놓고 먹어보라고 권하더군요.
뭐냐!!! 이 그림은
애들은 우와 아빠 이거 간장치킨 맛이야
엄마 엄마 빨리 먹어봐 진짜 맛있어
신랑은 이 12개쯤 보이면서 "거봐 나도 하면 잘한다고 "
하더군요.
의심스러워 한입 베어물자. 싹 베어나오는 달짝 지근한 맛이라니
완전 요리였습니다.
나보다 훨씬 잘하더군요.
저도 자꾸 당기는 맛에 5개쯤 먹고 나니까 신랑이
"백여사 맛있나 보네..그래 내가 늘은 못해도 월 2회는 해준다
설거지는 일요일은 3번 해주고 그리고 말로 하면 될것을 꼭 그렇게 나보고 찾으라고 하면 힘들어 우리 좀 쉽게 살자
하더군요. 요리 힘든거 알려줄려다 제가 요리 못 하고 있다는것만
탄로 났네요.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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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이야.
백선희
2010.03.17
조회 24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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