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컴퓨터 옆엔 작은 액자가 있어요.
그 안엔 연필로 그려진 저의 모습이 있지요.

이것은 제 남자친구가 100일 되던 날
저에게 슬며시 건네 준 선물이에요.
안경을 쓰고 입을 앙다문 저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냈지요.

이 그림 밑엔 고린도전서 13장의
말씀이 적혀 있어요.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고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고...

Dear Sophy로 시작하는 이 그림과 글이
제 컴퓨터 옆에 살포시 있지요.
이 그림을 그리느라 몇 시간이 걸렸다는 말과 함께
우리 이 말씀처럼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는
사랑을 하자고 말했지요.

지금 그는 군복무를 하고 있어요.
많은 선물을 그에게 받았지만,
이 선물은 정말 잊지 못할 겁니다.

눈이 오면 남자친구가 군대에서 고생하지 않을까,
혹은 고생스럽지 않을까 걱정이 되요.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네요.
그대의 따스한 마음과 같이-

신청곡 이승환 강수지의 '그들이 사랑하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