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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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의 설경
이향미
2010.03.22
조회 48

삼월에 내리는 눈을 또 이렇게 맞이하게 되네요.
오전 약속도 그칠 기세없이 내리는 눈 때문에 일찍 끝내고
집에 와서 눈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겨울로 다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면서 정말 지구가 몸살중인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보이는 사물마다 순백의 화이트여서 한참을 서서 바라봐도
지루함이 없지만 괜히 이렇게 눈이 마냥 내려도 괜찮나 싶은
걱정도 아울러 듭니다.
문득 누군가에게 들었던 한아이의 행동이 생각나네요.
지구본의 어떤 나라에 반창고가 붙혀져 있기에 아이에게 물어보니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아팠을거 같아 그렇게 붙혀 놓았다네요.
지금 지구가 몸살이라면 우리들도 아이의 마음같은
자세가 필요할 때라 생각이 들면서
운전하시는 분들이나 눈 때문에 일에 차질이 있을 수 있는
많은 분들, 오늘도 내일도 안전운전 하시고 너무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 동네는 철도원의 마을처럼 느껴지면서
시골 마을 종착역 호로마이역을 지켰던 오토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어제, 새 한마리의 방문으로 이른 아침부터 우리 가족은
난리법석을 떨었습니다.
잠결에 둘쨋녀석이 거실 베란다에 새가 들어왔다는 얘기를 저는
-이녀석이 날 깨우려고 밖에서 날아 다니는 새를 저리 말하고 있구나
싶어 눈을 뜨지않고 있었는데 큰아이마저 정말로 새가 들어왔다는
다급한 말에 얼른 일어나 거실 베란다로 가보니 정말로 새한마리가
베란다에서 이리저리 날아 다니고 있더라구요.
어찌나 놀랍던지요..
창문들이 다 닫힌 상태에서 어떻게 새가 들어 왔을까 싶었는데
남편의 추측대로 토요일에 황사가 몹시 심해 새가 황사를
피한다는 것이 우리집 베란다에 아주 조그맣게 뚫어져 있는
에어컨 호스 구멍을 보고 들어왔을 거라는 추측을 믿기로 했어요.
그런데 그 구멍은 버티칼에 가려져 있고 바로 책장이 있어 그 새가
들어왔다는 것은 억지 추측이 되지만 거실 베란다를 아무리 샅샅이
찾아봐도 거기밖에 구멍이 없더라구요.
아이들이 빵부스러기를 바닥에 놔두었더니 그 검고 동그란 눈으로
고개를 좌우로 갸웃갸웃거리며 조심스레 부리로 쪼던 모습이
지금도 밟힙니다.
처음에는 참새인 줄 알았는데 참새보다는 몸집도 크고
눈도 크고 털도 이쁘더라구요.
창문을 활짝 열어 멀리 날아 가라고 내보냈지만
그 짧은 만남이 참 아쉬우면서도 기억에 남네요.
혹시 그 새가 다시 찾아온다면 이번에는 빵부스러기가 아니라
지렁이 한마리라도 대접해야할 거 같습니다.

박효신-눈의 꽃
휴식-사랑했던 날
데이라이트-아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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