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럼 머물 수 있도록


언니, 어젠 오랜만에 데이트를 했습니다
군대 간 남자친구가 깜짝 휴가를 나왔거든요
예상하지 못한 휴가였던 터라 더 들뜨고 설레였어요

그런데 요즘 제가 일에 치이고,
이것저것 준비하는 것이 있어서 참 바쁜 나날들을 보냈어요
매일 지하철에서 졸기 일수이고, 피곤함이 어깨를 누르고 있었지요

그래서 그만 대화를 하다가 깜박
그의 옆에서 졸고 말았어요
저도 모르게 말이에요
눈을 떠보니 1시간인지 1시간 30분인지 하는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어요

제가 너무 피곤해보여서
그냥 자게 내버려두었다고 하네요
휴가를 나왔는데 그저 어깨를 빌려준 그가
참 고맙습니다

나에게 머물러 준 그대처럼
나또한 그대에게 머물러 주고 싶습니다

이 봄도 우리처럼
머물러 주었으면 좋겠네요

신청곡 조규찬의 멜로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