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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제자에게 이승철콘서트를 보여주고 싶어요~~
이지연
2010.05.15
조회 36
저는 수도여고부설 방송통신고 1학년 4반 담임교사예요.
여기는 각자의 사연으로 학교에 다닐 시기를 놓쳤던 만학도들이 모여서 학구열을 불태우는 곳이예요.
올해 3월 2일 입학실이 있던날,
우리반 학생들이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 열명쯤 지나갔을까요?
검정고시로 중학교를 마쳤다는 소박한 인상의 여학생 하나가
자기는 오늘이 꿈만 같다며 눈물을 뚝뚝 흘리더군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고아가 되었고
이곳저곳 전전긍긍하며 살다보니 학교를 못 다녔대요.
길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몹시 부러웠고 학교가 너무나 가고 싶었대요.
결혼해서 딸 둘을 낳아 키우면서도 그 꿈을 접지 못했는데,
다행히도 남편이 전폭적으로 지지를 해줘서 드디어 입학했다며
감격에 겨워 울먹이느라 뒷말도 잇지 못했어요.
저도 가슴이 울컥했고, 함께 따라 우는 분도 계셔서
교실 분위기가 숙연해졌습니다.
그런데... 그 여학생이 자리로 들어가기 직전에
간신히 가슴을 진정시키며 남긴 한 마디가 뭐였는지 아세요?
"근데요... 선생님... 제가 수학을 잘 못해요..." 였어요.
순간 침울하던 분위기가 화기애애로 급반전되었답니다.
여기저기서 "저도요" "저도요" 가 연달아 나왔거든요...
하필 제가 수학샘이예요.
평생 그렇게도 소원하던 학교에 입학해서
공부도 잘하고 싶고, 담임샘한테도 잘 보이고 싶은데,
수학이 자신 없어서 그게 가장 걱정인 늦깍이 여학생들...
그 마음이 너무 예쁘지 않나요?
순간 저는... 수학을 때려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 수학 못하면 어때서요? 쌤은 학생들 모두를 사랑해요~~"
고단한 삶을 사느라 콘서트장 근처에는 얼씬도 못해봤을
나의 사랑하는 제자 옥란씨...
6월5일 밤에는 두손을 꼭 잡고 이승철의 음악과 함께 하면서
그간의 시름을 잊게해주고 싶어요.
꼭 부탁드립니다~~
* 신청곡: 강산에 '넌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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