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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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넷의 100일 편지
박형규
2010.05.17
조회 28
사랑은 나이를 잊게 해주나 봅니다.
긴 솔로시절 100일을 기념하는 것은 어릴 때나 하는 일이라고 친구들에게 강한 어조로 이야기해 왔었는데, 지금 함께 하고 있는 그녀와 스무살 때처럼 100일을 축하하고 싶습니다.
멋진 식사나 선물보다 오랜 시간 함께 나눌 추억을 선물해 주고 싶은데, 고민 끝에 이렇게 꿈음에 마음을 전합니다. 사연을 소개해주시면 노총각 한 사람 구제해주시는 겁니다. ^^

신청곡은 서영은 연인의 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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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형규입니다. ^^
늘 그렇게 아무 옷도 입지 않고 겨울을 지내왔던 나무들도 유난히 추워했던 2009년 12월 13일 만났지요. 강남역에서 만나 일산까지 가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또 말하지만 그 날 이미 예감했어요. 이 여자 많이 좋아질 거 같다라고.

그리고 겨울이 지나고 봄을 지나, 세 번째 계절의 문턱입니다.
내가 기억하는 겨울 중에서 가장 춥고, 눈도 많이 왔던 겨울인데 꺼졌던 마음의 난로에 불씨를 지펴준 당신 때문에 따뜻한 겨울을 보냈고, 여린 새싹의 연두색처럼 수줍게 시작된 우리 사랑의 봄을 지나, 이제 무성한 잎을 만들어 내 무더운 여름을 그 그늘 밑에서 수고로운 땀을 식히며 다정하게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은 55일을 지나 100일을 더해 오늘까지 왔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감사합니다.
내 마음을 받아준 것, 내가 맘껏 사랑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것, 그 것을 통해서 내 삶에 행복한 변화들을 가져다 준 것, 내가 믿어왔던 가치들이 희미해져 갈 때 다시금 그게 맞다고 가르쳐 준 것에 감사합니다.
가깝지 않은 거리에도 나를 만나러 버스를 타고 한 걸음에 달려 와주는 당신, 늘 내 건강을 걱정해주는 당신, 우연히 맛있는 것을 먹고 나면 꼭 나와 먹겠다고 다짐하는 당신, 예쁜 옷을 보면 나를 생각하는 당신. 사랑하는 모든 연인들이 그렇게 한다고는 하지만 그 연인이 당신과 나이기에 나에겐 한없이 특별하고 고맙습니다.

이제 당신과 조금 더 오랜 사랑을 꿈꿉니다.
서른 네 살 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사랑을 한다는 건 분명히 스무 살 때 나의 사랑과는 많이 다름을 느낍니다. 작은 것과 큰 것, 평범한 것과 정말 소중한 것, 순간적인 것과 영원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사랑의 아픔에 대한 방패와 창의 효과를 완벽히 알 수는 없지만 어떤 것을 품고 살아야 하는 지는 알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그 것도 몰랐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은 줄 알았지만 지금은 당신과 내가 함께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믿어요. 때론 생각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더라도 서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게 옳다고 믿구요. 그게 제가 꿈꾸는 당신과의 더 오랜 사랑에 든든한 주춧돌입니다.

우리 꿈에 빨리 가려고 하지 말기로 해요.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다잖아요. 가다가 멋진 풍경이 보이면 함께 감상하고, 비바람이 불면 서로 꼭 안고 잠시 비를 피해도 늦지 않아요. 낮에는 서로 열심히 밀어주고 끌어주고, 오늘의 어둠이 내리면 다음 날을 준비하며 함께 편안한 휴식을 가지면 내일 더 많이 갈 수 있을 거에요.

행복한 오늘을 내게 선물해준 당신, 고맙습니다.
더 행복한 내일은 내가 당신께 선물할 수 있도록 더 따뜻하고 듬직한 남자가 될께요.
목숨보다 더 귀하게 당신 유미지를 사랑합니다.

우리 함께 할 시간 중 함께한 아주 적은 100일을 크게 축하하고 싶은
2010년 5월 17일
당신의 남자 박형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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