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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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가끔은 고향집 마당이 그립다!
유연희
2010.07.06
조회 39
가끔 아주 가~~끔은 유년시절을 보낸 고향집 마당이 떠오르곤 한다.

초여름이 되면 담벼락 밑에 조그만 화단을 만들었다.
언니 오빠와 함께 호미로 마당을 파헤치며
수돗가에서 바쁘게 일하시는 엄마를 향해 "엄마!이 만큼만??""조금 더 넓혀도 될까?"연실 되물으며 화단을 넓혀 갔다.
그 옛날 시골마을에선 휴일이면 애향단 활동을 하였다.

새벽같이 마을회관에 모여 윗마을부터 저 아랫마을까지 청소도 하고 회관앞에 화단을 꾸미는 일을 하였다.
애향단 활동을 하고 남은 봉숭아와 채송화씨를 집으로 가져와 우리집 화단에 솔솔 뿌려 주었다.
학교에 다녀오면 맨 먼저 하는게 새싹이 얼마나 올라왔나 살펴보는 것이다.

연초록 새싹이 파릇파릇 올라오고 요즘처럼 장마가 시작되면 비가 자주내려 그야말로 콩나물 자라듯 쑥쑥 자라나 작은 숲을 이루었다.방학쯤이면 빠알간 꽃잎도 무성히 달려 열손가락 가득 꽃물을 들였다.

그리고,마당 한가운데에 화독이란게 있었다.
여름엔 너무 더워 부엌에서 밥을 해먹기가 힘들다.
둥그런 양철통에 연기가 나갈수 있는 조그만 구멍을 내고 그 위에 솥단지를 걸어 여름내 밥을 지어 먹었다.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셨던 엄만 목에 수건을 두르고 불을 지피셨다.

솥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하면 불 지피는걸 멈추시고 솥뚜껑을 열고는 재빠르게 가지를 넣어 밥뜸들이는 시간에 가지를 익혀 내셨다.
가지는 너무 익으면 흐물거린다.알맞게 익은 가지를 손으로 잘게 찢어 조물조물 무쳐 내셨다.
집 뒷곁에서 딴 호박을 둥글게 썰어 들기름에 익혀 갖은 양념을 넣고 무쳤다.

후라이팬에 호박을 뒤집어가며 앞뒤로 일일이 익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당시 오빠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중에 한가지 였다.
논둑에서 베어온 모기풀을 피워놓고 마당에 멍석을 깔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저녁식사를 하는 정겨운 풍경도 기억속에 아른거린다.

품앗이 나간 엄마를 대신해 서투른 솜씨로 저녁 밥을 지어놓고,바가지에 물을 담아 손으로 연실 뿌려대며 봉당과 마당을 깨끗히 쓸어내던 내 언니의 모습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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