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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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아련히 떠오르는 그곳....
곽미아
2010.07.09
조회 23
여름하면 잊을 수 없는 곳이 있다..돗자리를 깔고 누워 바라본 하늘의 별들이 아름답기 보다는 '징그럽다'라고 생각이 들만큼 별무더기가 보이던곳... 완도......그 자그마한섬.....

여고시절 나는 작은 교회에 다녔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던날 여름 수련회를 간다고 했다.. 수련회에 가고 싶은 내맘과는 다르게 아버지의 반대는 무척이나 심했다. 그런 내맘을 알고 친구는 우리집에 찾아와 몇시간을 설득하고 무릎까지 꿇어가며 나를 완도로 가는 차에 태울수 있었다..완도를 가는길은 기차를 타고 다시 내려 버스를 타고 또다시 배를 타고 들어 가야만 갈수 있었던 곳이었다.......
처음으로 배를 타보았다..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앞으로 배가 움직여 간다... 그와 함께 배멀리를 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나는 마냥 신기했다..
"배가 가다가 멈춰서 못가는 곳은 물에 빠져 죽은 사람들이 배를 잡고 있어서 그런거다...이배가 앞으로 못나가면 그길을 지나는거라고 생각해.."
누군가 우리에게 그런말을 해주었다..별생각없이 들었던 그말이 자꾸 신경쓰여 배가 움직일때마다 물밑을 바라보았다...
잘도 움직여간다... 물살을타고... 저 바다밑에는 영혼들이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도착한 완도의 작은 시골교회...
이곳저곳이 다 논밭이고 교회옆에 작은 무덤 하나가 있었다..

예배를 제외하고는 자유시간이 많았다 한쪽에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또한쪽에는 오랜만의 일상탈출을 즐기느라 밭사이를 이리저리 오가며 뛰어놀기도 하였다..
그리고 바다에 놀러갈때면..
길에서 무조건 손을 흔들어 차를 얻어 타고 나갔었다..
"원래 이 버스는 사람이 탈수 없어요.. 조금있다 검문소 지나갈때 머리를 숙여줘요.."
알수 없는 동네였다..버스를 탔는데 고개를 숙여달라니..정말 조금 지나니 아저씨는 "고개"이러시면서 버스의 불을 죄다 껐다...
우리는 시키는대로 했고 그런 행동을 하는 우리들이 너무 웃겨 서로 쿡쿡대며 웃었다..

바다에가서는 해변의 여인도 되어 백사장위를 걷기도 하고 또 배를 타고 멀리멀리 나가기도 하였다..
그렇게 완도의 밤을 맞이 하고 밤은 더 깊은 밤을 불러왔다...
돗자리를 펴고 모깃불을 피운뒤 모두들 밤하늘을 보았다...
모깃불이 따닥 타오르면서 튀는 불꽃이 하늘로 올라가는듯하다...
"와~~ 별많다.. 근데 어떻게 저렇게 별이 많지??원래 많은건가?"
"서울은 안보이냐? 원래 별은 많은거야 안보인거지..."
그랬던거 같다.. 그렇게 카시오페아, 북극성, 작은곰자리..
별자리들을 찾아보고 있는데 별이 내눈으로 쏟아지는듯 내려왔다..밝기도 밝고.. 많기도 많다.. 아름답기보다 어느새 소름돋을 정도로 징그럽기도 하다...
그별을 보며 꿈을 실어보냈다..내꿈도 저하늘의 별이되어 별들의 길에 박혀버린다... 그렇게 완도의 밤은 깊어가고 알수없는 새들의 노래소리와 모깃불의 연기속에 우리의 수련회도 끝이 났었다...
아직도 밤이 되면 하늘을 쳐다본다..그곳에서 보았던 별들을 다시 서울에서 볼수 있을까해서... 하지만 하늘은 달빛만 보여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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