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남편과 처음 만났던 여름의 일입니다..
충무에서 배를 타고 약 한시간 반정도 들어가면 나오는 매물도는 정말 피서지로 너무 좋았죠..
사람도 많지 않았고 해변도 좋았고 저녁이면 갯벌이 생겨 조개잡이까지 할수있는 아주 최상의 피서지였습니다. 게다가...저희가 그 섬에있는동안 날씨는 구름한점없는 그야말로 피서하기 딱 좋은 날씨였죠..
그런데 문제는 그 날씨에 있었습니다. 햇볕이 너무 좋아서 물밖에 있을때는 그늘을 찾아다닐수 밖에없는 그야말로 무더위 였죠.
오전에 물놀이 재미나게하고 점심먹고 잠시 텐트 그늘막에서 쉬는사이 깜박 잠이 들었지 뭡니까..그런데 저희가 잠자는 동안에도 태양은 계속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었고 그늘막의 그늘도 계속이동했던거죠..그것도 모르고 한참을 자다 일어나 보니 종아리 부분이 정말 뜨뜻하더라구요..분명 자기전에 발끝까지 있던 그늘이 어느세 무릎까지 올라와 있더군요..
그때까지는 몰랐죠..그게 얼마나 큰일이었는지..
문제는 그날 저녁부터 시작됐습니다. 갑자기 종아리가 부어오르고 화끈거리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저희는 근처 식당에서 감자와 오이를 얻어와 붙이고 부채질도 하면 제 종아리의 열을 식히려고 애썼지만 좀체로 가라앉지 않는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잘 탔나부다..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죠...
다음날 다시 집로 올라오는 날이었습니다. 배가 오후에 있었기에 저희는 마지막으로 섬을 좀 돌아본다고 걷기 시작했죠.
그런데 제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것이었습니다. 한걸음 걸을때 마다 고통이 밀려왔고..괜찮겠지 했던 생각은 걱정으로 바뀌었습니다.
결국 남친의 등에 엎혀 배타는 곳까지 이동했고 좀 심하게 태웠다 생각하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에도 여전히 다리의 열기도 가시지 않고 점점 더 부어가는 다리를 보며 병원행을 결심했습니다. 한발자국도 떼지못할정도의 고통을 참아가면 병원을 갔는데..아뿔사... 저는 뜻밖의 선고를 받았죠...3도화상...양쪽 발목부터 무릎까지 전체가 3도화상을 입은것이었습니다. 화상치료를 받고 압박붕대로 양쪽 다리를 칭칭 감은 저는 그야말로 미이라였죠...
그러기를 3주..드디어 붕대를 풀렀고 이제 해방이다라고 생각하는순간..거기서 끝난게 아니었습니다..제 다리가 이등분 되어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무릎까지는 검은색..허벅지까지는 하얀색...
결국 그 여름 전 반바지 한번 못 입어보고 아무리 더운날에도 긴바지를 입어야만 했습니다..
순간의 실수가 온 여름을 고통스럽게 만들었죠..
여러분...여름에 해변에서 절대 잠들지 맙시다..
신청곡...쿨의 "해변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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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그해 여름은 뜨거웠죠...
김정애
2010.07.09
조회 19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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