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낳고 남편따라 이사가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공부가 있다는데 다른사람 다 말려도
평생 함께할 부부인데 저라도 응원해 줘야죠.
그렇게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남편도 미안했던지
방학때 알바를 한다고 알아본대요.
그곳이 교회 집사님이 하시는 돼지농장이었습니다.
아이들과 저도 따라나섰죠. 다행히 배려를 해 주셔서
집사님이 쓰시던 방을 우리 가족에게 내어 주셨습니다.
그때 아이들이 3살 아들과 6개월된 딸아이가 막 기어다닐 때였죠.
돼지막사라 고약한 냄새 적응하는데 일주일 이상 걸렸죠 아마.
그런데 어른들만 그랬나봐요. 아이들은 냄새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자연속에 사는게 마냥 신기하고 행복하기만한 모양입니다.
3살 아들의 하루는 맨발로 시작해서 맨발로 끝나는 거였어요.
산중턱에 위치한 돼지막사 주변엔 그저 나무와 풀 그리고 밭이 전부였어요. 인적도 드문 그런 조용한 곳.
하늘과 맞닿아 있는 그런 곳.
아들은 맨발로 밭을 뛰어다니더군요. 흙을 밟는 아들의 발이 그때
무척 건강해졌어요.발만 그런가요. 아토피도 많이 좋아졌어요.
거기다 새끼 돼지들과 어울려 돼지도 안아주고 엄마돼지,아빠돼지는
소만큼이나 큰데 무서워 할줄도 모르고 말타기하는것 마냥 신나하는
천진난만한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비가오고나면 금세 집을 짓고 자랑하던 거미집 구경도 하고
사마귀,메뚜기,장수풍뎅이,사슴벌레,장수하늘소,나비,잠자리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자연관찰하면서
시간을 보냈답니다. 아빠가 운전하는 포크레인도 따보고
트럭에 올라 아빠랑 돼지똥 어느 농가에 거름하라고 실어다 주고
오면서 흑염소도 구경하고 아랫마을에 있는 조그만 시골학교에
가서 실컷 축구도 하고 철봉도 하고 3살때 좋은 경험은 혼자
다 했다니까요.
아빠의 알바덕분이지 뭐예요.
지금 7살인데 잠자기전에 항상 졸라대는 이유가 바로
돼지농장 얘기 해달라며 아빠를 조금 못살게 군답니다.
4년이 훌쩍 지나버렸지만
저희 부부에게도 잊지못할 추억이요 우리 아이들에겐 더더욱 잊지못할
추억이 되었어요.
참 그때 장마로 막사 두곳 중 한곳이 무너져내려 남편이 고생했어요.
또 돼지들에게 병이 와서 고생도 하고 함께 사역하셨던 저희 부목사님이 개척하셔서 그곳에 돼지 한마리 잡아 여름성경학교 할 무렵
함께 참석해 포식했던 추억들...그때를 잊을수가 없어요.
젊었을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우리 잘 살거예요.
얼마전 넷째 출산하고 아이들과 집에 있는 이시간이 참 행복합니다.
건강하고 또 건강하길...여름 건강하게 나세요..
이승기-여행을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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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돼지농장에서의 알바
김정금
2010.07.15
조회 66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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