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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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내가 힘이 될 수 있다면...
이윤도
2010.07.20
조회 36
오늘 출근을 하면서 갑자기 군대에서 있던 일이 생각났어요.

신병교육대에서 정말 뭐가 뭔지 모르겠는 어두컴컴한 날을 보내고 있는 새내기 군인시절에 총을 들고 어색하게 걸어가는 저를 보면서 처음 보는 어떤 상병이 “힘내.”라고 한 마디를 던져주었었죠. 이상하게 마음이 확 밝아지면서 힘이 나더라구요. 아무 연고도 없고, 서로가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는데 그냥 무심코 해준 한 마디에도 사람의 마음이 변했던 그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전국에서 고되고 피곤한 막내생활을 하고 있을 저의 동기들에게 단체 쪽지를 날렸습니다. 다들 잘 지내시느냐고 우리 모두 힘내서 열심히 하자고...

몇 십 건의 답장 쪽지가 날아왔습니다. 진짜 힘들어서 죽겠다고 칭얼거리는 동기부터 네 덕분에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고맙다고 해주는 쪽지까지

그러다가 제일 친한 동기가 잘 못지낸다 라고 하면서 지금 자기 사정을 저에게 털어 놓았어요
담당부서에서 사고가 터졌는데 자기가 다 뒤집어쓰게 생겼다고 하네요. 아직 신규라 일도 미숙한 데 이런 일까지 터지니까 많이 힘들어하는 게 메신저 상으로도 느껴졌습니다. 아마 징계를 받을 것 같아요...우리 회사에서는 민감해하는 부분에서 사고가 난거라서...누군가의 책임인가를 빨리 정하려고 하는 그 부서 사람들이 야속하드라구요...

경위서라도 내가 써주겠다고 했지만 그 소처럼 우직한 친구는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왜 자기가 반성을 해야 하느냐고 버티고 있습니다.

연수원에서부터 단짝이던 녀석인데 저도 제 업무 외에는 잘 몰라서 힘들어하는 걸 보고도 뭔가를 해줄 수 없는 게 너무 답답합니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저에게 그 친구는 항상 많은 힘이 되어 주었는데...저는 힘이 되어주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네요....

태식아! 니 잘못이 아닌 거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아니 설사 니 잘못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니 편해줄테니까 지금 힘든 그 기분 조금이라도 내려 놓았으면 좋겠다...

답답한 마음에 그냥 글을 남겨봅니다. 조금이라도 그 친구가 힘을 냈으면 좋겠네요...
신청곡 하나 하겠습니다. “김진표”의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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