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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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해남에 있는 할머니댁에 다녀왔어요 :)
권경은
2010.08.04
조회 58



삶이 너무나 분주하고

때때로 삶의 무게가 나를 짓누를 때쯤.

떠나는 땅끝 마을 우리 할머니의 시골 :)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는 소중한 인연과 추억과 모습들.



가는길에 본 초록의 물결도,
구름속에 숨어 가슴을 아련하게 만드는 산의 모습도,
이제는 쓰지 않는 시골의 버스정류장의 모습도,
우리 큰오빠가 다녔던 지금은 폐교된 초등학교의 모습도,

모두 제 가슴을 아련하고도 아롱지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

할머니는 벌써부터 손녀가 온다는 소식에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고 계시더라구요.


무엇보다

이제는 친척동생들이 시골집에 오기 싫어하는 이유가

되어버린 푸세식화장실을

저또한 싫어할까봐 걱정하시며 '어쩌니 불편해서..'

라고 하시는 할머니의 말씀에서


매번 저는 이 화장실이 정겨워 좋다고 말하는데도

친척동생의 말이 상처가 되셨던 것은 아닌지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도착한 다음날은 마침 시골의 장날이였습니다

누가봐도 순해보이는 시골 강아지도 있고,

통통하고 힘이 장사처럼 보이는 시골 장닭도 있고,

시골 음식들, 각종 야채들, 나물들, 과일들...

사지 않아도 좋으니 한입먹고 가라는

복숭아를 팔고 계시던 아저씨의 인심좋은 미소가

가득하던 시골장.


이제는 도시의 대형마트들 때문에

할머님 어머님들이 큰 대야속에 각종 농수산물을 넣어놓고

손님과 가격을 흥정하는 정겨운 모습들도

많이 사라지고 없지만,

시간이 멈춘 듯한 시골 장의 모습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그렇게

시골에서이 1박 2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할머니의 눈물어린 눈을 뒤로한채

아직 익지 않은 무화과 나무를 스쳐 돌아오는 길.

시간이 멈춰있는 그 시골 속에서

저는 또 다른 많은 추억을 안고

도시속에서 조금은 차가워져버린 제 가슴은

어느새 다시금 따뜻해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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