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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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전유나
2010.08.17
조회 45

윤희님 안녕하세요.
저녁이면 조금 서늘해진것 같아요. 9월 중순까지 덥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가을이 조금씩 다가오는것 같아 기다려집니다.

저는 지난 한달간 여름 방학을 맞아 할머니 댁에 다녀왔어요.

모든 곳이 정신없이 바뀌고 변한다고 해도, 할머니 댁은 그저 늘 한결같을거라 한치의 의심도 없이 믿어온 곳이에요. 그도 그럴것이 대부분 노인 인구가 밀집한 곳이고, 딱히 발맞춰 따라갈 유행도 근처에 없는지라, 언제나 따스한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해 온 곳이지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재래 시장이 있고, 이십년전 뛰어 놀았던 퐁퐁 (=트램폴린)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타는 모습을 보면, 옛 생각도 나고 해서.. 갈 때마다 참 정겨운 그런 곳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와서 보니, 앞에 깔끔한 외형의 유명 빵집 체인점이 생겼더라고요. 뭔가 주위랑 조화가 되지 않을 뿐더러, 과연 장사가 잘 될까하는 의구심도 들고 (그도 그럴것이 바로 앞 시장에선 여전히 곰보빵 (=소보로빵)이 세개에 천원, 굉장히 크고 뜨끈뜨끈한 시루떡이 이천원인데), '드디어 할머니댁에도 노트북 들고 갈 곳이 생겼구나'하는 마음에 반가움과 섭섭함이 동시에 생기기도 하고, 또 이곳까지 미치는 현대문명과 대기업의 손길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고... 마음이 굉장히 복잡미묘했네요.


언제나 그대로일것만 같았던 이곳에도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이 좀 씁쓸하고, 세상에 변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문득 생각합니다.

그러고보니, 좋은 음악은 늘 변치 않는 것 같아 위안이 되네요. 동물원의 '혜화동'과 유재하님의 '가리워진 길' 신청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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