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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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아날로그 라디오와..오늘은 방송의 날
김석집
2010.09.03
조회 88

윤희님 안녕하세요

가끔 수줍게 문자 보내면서 신청곡만 남겼던 꿈음가족입니다.

처음으로 윤희님께 어제 꿈음과 관련된 우리가족의 작은 에피소드가 있어서 이렇게 사연을 보냅니다.

어제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와이프와 처음 만난지 1000일 되는 날이었습니다. 와이프가 저에게 깜짝 이벤트를 해 주기 위해서 꿈음에 사연을 신청했던 것이죠. 제가 퇴근을 하고 들어왔는데 와이프는 혼자 노트북에서 먼가 확인을 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걸 수상히 여겨 '자기야 머하는거야? 우리 저녁 먹으러 나가야지. 안갈꺼야?'라고 이야기 해도 와이프는 듣는둥 마는둥 계속 분주하게 움직였던 것이죠. 수상히 여긴 제가 계속 집요하게 멀 하는지 물어보니 결국 꿈음에 사연을 신청한 것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와이프가 분주했던 이유는 꿈음이 '다시듣기'가 안되서 오늘 자기가 신청한 사연이 100% 나올껀데 그걸 녹음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그렇게 분주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자기 힘으로 녹음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 와이프는 저에게 SOS를 쳤던 것이죠

저는 자신만만하게 '에이 그걸 가지고 그랬어? 레인보우에서 나오는거 녹음할 수 있으니까 걱정말고 우리 밥먹으러 가자'라고 이야기 하고 사랑스런 우리의 딸 채은이와 함께 집 근처로 나가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시간은 오후 9시 10분 저는 레인보우를 켜놓고, 녹음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찾아 설치를 해서 테스트를 해 보았는데, 이상하게도 잘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라디오 소리만 녹음이 되어야 하는데 외부 소리도 함께 녹음이 되는 것이었죠. 설명서를 봐도 해결이 안되고, 다른 프로그램을 설치 해 봐도 해결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9시 55분을 가르키고 있었고, 초조해진 저는 온몸에 땀이 비오듯이 흘렀습니다. 걱정스런 눈으로 딸아이를 안고 와이프는 저를 처다보고 있었고, 저는 큰소리를 쳐 놨는데 이렇게 포기하는 것은 남자의 자존심으로 허락할 수 없기에 다른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생각이 난 것입니다. 아 집에 있는 카세트 데크가 있는 아나로그 라디오...그래 꿈음을 카세트로 녹음을 하자~!!!

저는 서둘러 방에 들어가 고이 모셔둔 카세트테이프 정리함을 열었습니다. 공테이프를 찾아야 했던 것이죠. 몇 개 공테이프를 찾은 저는 서둘러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라디오주파수를 돌려서 정확하게 맞추고, 테이프를 카세트 데크에 넣고 숨을 죽이며 녹음 버튼을 눌렀습니다.

테이프는 '차르르르르'소리를 내며 꿈음을 녹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니 중학교 시절 라디오에서 나오는 팝송과 가요를 녹음하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외부소리가 함께 녹음되는줄 알고 누나와 입을 막고 있었던 그 때, 좋아하는 노래를 녹음하고 나면 세상의 모든 것을 얻는 것 처럼 즐거워 하고, 테이프가 늘어날 때 까지 그 노래를 반복해서 듣던 그때가 떠올랐던 것이죠.

두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딸아이는 엄마의 사연을 기다리다 지쳤는지 잠이들었고, 저는 와이프에게 '걱정마, 윤희 디제이도 목소리 좋지만 난 당신 목소리가 더 좋아. 당신이 읽어주면 되잖아. 신청곡은 내가 불러주고'

이러한 대화를 나누면서 꿈음은 유희열씨의 소품집 연주곡과 함께 끝이 났습니다.

와이프는 '난 이제 다시 꿈음 안들어'하면서 뾰루퉁해 져 있지만 저는 1000일의 이벤트를 위해 사연을 보낸 귀여운 아내와 꿈음에 사연이 나온것 이상의 소중한 추억을 120분 카세트 테이프 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우리의 사연은 안나왔지만 이날의 꿈음은 저의 보물창고안에 영원히 함께하며, 어제의 추억을 언젠가 다시 이야기 할때 우리 가족과 함게 할 것입니다.

오늘이 방송의 날이라고 하네요. 좋은 방송 만들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나의 두여자 구교선 김채은 영원히 사랑해~!!


신청곡은 이승환의 라디오 헤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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