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과는 그렇게 오래 만나지 않았습니다. 1년남짓...
처음만남은 결코 좋지 않았습니다. 취업때문에 면접을 마치고 학원선생님 휴게실에 쉬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들어오더군요. 그 사람은 그곳에서 조교일을 하고 있었으니깐요...그곳에서 프린터물을 복사하면서 제게 "정말 안돼보여요" 하니, 저는 저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울컥해서 "뭐요?!" 조금 짜증섞인 투로 이야기 했죠. 저의 반응에 놀란 그 사람은 "아니 저도 취업준비를 하고 있어서...동변상련이라고 할까요''...."그러면서 말꼬리를 흐리더군요....그 학원에서 공부하고 조교일을 도와주면서 그사람과 많이 마주치게 되었죠. 그 사람이 저의 어디가 좋아서 저와 사귄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저를요...
하지만 그사람은 저와 사귀자고 했을때 저도 마음에 없는건 아니라서 오케이, 그사람과 사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자를 처음 사귀는 숙맥이라서 데이트를 할때마다 꼭 한번씩은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함께 서울을 나가는 지하철에서 그녀가 먼저 자리에 앉았다고 토라져서 옆간 빈자리로 가서 앉았습니다. 정말 속좁은 저였죠...그래도 그사람은 그런 저를 받아주었습니다. 말을 하지 못했지만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제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상의없이 해외를 나가려 했을때, 그 사람은 부족한 저를 기다리겠다고 하더군요...그리고 잠시 휴가 시간에 그곳까지 저를 찾아와서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를 보고싶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이 한국에 돌아간이유로 우리는 주말마다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그 사람이 주말만 전화통화가 가능한 곳에 있었거든요) 그동안 제 자신도 몰랐습니다. 그 사람에게 얼마만큼 길들여있었는지를. 얼마만큼 물들어 있었는지를....
다시 한국에 와서 추석때 집에 온 그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무려 5개월만에 얼굴을 맞대는 거라 저는 너무 반가워서 안아주려 했는데 그사람은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집근처에 와서 그사람이 저를 위해 생일케익과 선물을 건네주더군요...그래서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아직까지 나를 사랑한다고..근데 한가지 달라진게 있었습니다. 제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죠. 다음날 다시 떠나야 하는 그녀를 기차역까지 데려다 주면서 그녀는 오히려 저를 빨리 보내려고 하는거였습니다...
바보같이 집에 가는 차안에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나를 아직 사랑하냐고요..그녀는 더이상 저에게 사랑하는 감정이 없다고, 그래서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못하겠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그랬구나...그래서 전화통화할때 마지막인사로 내가 사랑한다고 할때, 아무 말이 없었구나, 그랬구나 그래서 내 생일축하노래를 영어로 부른다고 한거였구나...아주 조금 사랑이라는 말도 내게 하기 싫었던거였구나...
제가 눈치가 많이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전부터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지만, 다시만나고 이렇게 내게 생일축하까지 해주는 그녀를 보면서 괜찮다고 아무렇지 않다고 그렇게 제자신을 안위했건만....그게 아니였죠...
처음 헤어지자라는 문자를 확인하고...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근데 지하철을 내려 걸어가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이제 한국에 들어와서 정말 잘해 주고 싶었는데...멋진 남자친구가 되어 주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제가 곁에 있을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녀의 홈피와 아이디를 확인하면서 저는 다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미 이별을 준비해왔다는 것을 저와 함께 찍은 사진들은 사라져 있었고 아이디의 제이름은 삭제 되어 있더군요...
아직 저의 다이어리에는 사랑한다고 눈물겹게 저를 사랑한다고 적혀있는 메모가 남아있는데...아직 그녀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데....제게 처음 사랑한다 했을때의 표정과 처음 서로의 사진을 교환했을때 그 기분이 제게 남아있는데...이젠 기억의 저편으로 놓아두라고 합니다. 정말 힘이 듭니다. 계속 그녀와의 기억이 저를 아프게 합니다. 숨을 쉬지 못하듯한 슬픔을 처음 경험해 봅니다.
잊으려고 영화를 선택했는데 그게 봄날은 간다 였습니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그전에는 그냥 우스운 이야기 인줄 알았는데 저또한 그렇게 절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게 떠나간 버스와 여자는 잡는게 아니다...라는 할머니의 충고가 들려왔습니다. 그래요 저때문에 그녀는 힘들게만 했으니깐 잡지말아야죠...바보같이 외국에서 다시한국에 가면 그녀와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을 실컷 생각해놨죠...남산에 함께 올라가기...63빌딩 전망대등...근데 이제 그 어떤 일들을 할 수 없게 되었네요
지금 모든게 꿈같습니다. 믿어지지가 않네요...그녀가 이제는 남이라는게... 잠을 자고 일어나면 그녀가 아직도 제 곁에 있을것 같습니다.,
신청곡은 자우림의 봄날은 간다 입니다. 영화 마지막 그음악을 들으면서 감당하지 못할 눈물을 흘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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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마지막날 이별을 받았네요
진영신
2010.09.24
조회 29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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