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섯살난 아이와 박물관을 찾았습니다.
박물관 앞 슈퍼에서 음료수를 먹고 있는데
옆에 한 할머니께서 박스를 정리하고 계시더군요.
그런데 그 할머니께서 구청의 소식지를 들고
저에게 오시더군요.
"애기엄마, 미안한데 여기 이거 뭐라고 적혀 있는지
이것 좀 읽어주세요"
라고 하시더군요.
'당신의 건강을 챙기세요.'
보건소에서 다양한 건강 검사를 해준다는 내용이였습니다.
저는 읽어주는 내내 혹시나 내 말이 빠르지 않을까.
할머니가 잘 이해를 못하시면 어쩌나 걱정뿐이였습니다.
읽으면서 할머니의 눈을 보니.
한자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시더군요.
무슨 사연으로 글을 배우시지 못하셨는지.
마음이 짠해오더군요.
얼마나 답답하실까.
모르는 사람에게 글을 읽어달라고 하시고는
"아 내가 까막눈이라 글을 몰라. 그런데
뭐 주는 건 줄 알고 애기엄마한테 신세를 졌네"
종이 박스 한상자를 담은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머니의 뒷모습.
나야, 세상 잘 만나 배우고 싶은 거 배우고.
손해 안보고 살 수 있겠지만.
할머니께서는
세상 잘 못만나 하고 싶은 것도 못하시고.
얼마나 많은 손해를 보고 사셨을까.
마음이 짠해 옵니다.
할머니... 건강하시길...
신청곡
어떤날-출발
김민기-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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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좀 읽어주세요.
유현정
2010.10.05
조회 28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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