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산엘 올라 갔어요.
도시엔 안개가 자욱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요.
안개가 감싸 안은 산은 신비로워보였습니다.
매일 오르는 산임에도, 안개속에 숨겨진 산의 모습은
마치 마법의 성에 갇힌듯, 숨바꼭질에서 술래가 되어 친구들을
찾는 심정으로, 안개를 헤치며, 숲길을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겠지요. 깜짝 놀라서 옆을 보니
꿩 세마리가 오종종 모여 있는거예요. 아마도 아침거리를 찾아서
나온 모양입니다.
안개를 헤치며 산길을 걷노라니, 우리앞에 놓인 인생길이,마치
안개속에 쌓인 산과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한치앞을 분간할 수 없는, 불투명한 미래의 모습이, 안개에 쌓인
산의 모습처럼 우리 앞에 펼쳐져 있겠지요.
매일 보는 산의 모습들이, 마치 처음 보는듯, 유난히도 아름다워서
바람결에 하나,둘 떨어지는 낙엽의 모습이 낙엽비 같기도 하고
푸르름을 자랑하는 침엽수,그리고 잎이 넓적한 활엽수,그리고 아직도
아름답게 피어난 노오란 들국화의 진한 향기가 점차 고운빛으로 물이
들어 울긋불긋 색동저고리 같은 모습으로 산길을 걷는이들의 눈빛을
사로잡는 가을산의 모습.
안개속을 헤치며 걸어가는 산길이 너무나도 신비롭고, 아름답게 느껴진
날이었습니다.
행복이 무엇인지, 일상속에서 붙잡을수 있는 이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서 행복한 시간들을 채워주는듯 합니다.
혼자서 걷는 산길에서, 동행들과 함께 했을때, 느끼지 못했던 자연과의 교감을 느끼고 온 날이었습니다.
박인희-----목마와 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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