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나의 딸아인 동성친구들에겐 본인의 성격 그대로 다정하고 친절한데 남자친구들에겐 그렇게도 쌀쌀맞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남자친구들에겐 왜그렇게 무섭고 쌀쌀맞게 구냐고 했더니만
잘 해 주면 기어오른다나 어쩐다나...^^
그리고 남자를 평가하는 기준도 어찌나 까다로운지...
누구는 너무 조잘조잘 말이 많아서 옆에 앉아만 있어도 시끄럽고
또 누구는 너무 순둥이어서 재미가 없고...
"그럼 네 맘에 드는 애는 누구야?" 하고 물었더니
자기가 다니고 있는 학교엔 인물이 없다고 한다. (허걱~)
"괜찮아, 엄마한텐 다 말 해도 돼. 말 해 봐. 맘에 드는 애가 누군지.."
하고 아무리 꼬셔도 소용이 없다.
"엄마가 우리 학교 와서 한 번 봐봐. 괜찮은 애가 얼마나 없는지 알 거야."
푸하하하~~~
몇 년 전만 해도 남자를 보는 눈이 그리도 관대하더니만...
너, 많이 변했구나~~
그 애가 여섯 살때의 일이다.
퇴근하여 돌아간 나는 딸아이에게 충격적인 말을 들었더랬다.
"엄마 나, 오늘 얼마나 화났는지 알아?"
그 말을 하는 소린이는 정말로 몹시도 화가 난
특유의 표정과 말투였다.
"왜? 무슨 일 있었어?"
"유치원에서 내가 좋아하는 애 있다고 했잖아, 엄마?"
"응...준혁이 말이야?"
"그래, 준혁이가 말이지..."
몹시 흥분 한 여섯 살배기 꼬맹이는 화를 못 참겠다는 듯
잠시 쉬었다가 말을 이어 나가는 거였다.
"나는 준혁이한테 뽀뽀도 하고...모든 걸 다 해 줬거든."
"모든걸 다? 뽀뽀말고..또 뭐 해 줬는데?"
"음...뽀뽀도 해 주고...고백도 하고...내가 해 준게 얼마나 많은데..."
"고백을 했다고? 뭐라고, 뭐라고 고백을 했어?"
"뭐라고 하긴~ 사랑한다고 했지~ "
너무나도 당연스레 그 애는 그렇게 말을 하는 거였다.
내 참 우스워서...
나는 웃음을 겨우 참고는 물었다.
"근데? 근데 왜 니가 화가 났는데? "
"나는 준혁이에게 뽀뽀도 하고 고백도 했는데...
준혁인 나한테 해 준 게 하나도 없거든.
근데 준혁이가 오늘 정민이한테 뽀뽀를 하는거야, 글쎄..."
"ㅎㅎㅎ 준혁인 정민이를 좋아하나 보네... "
"아니야..그 애도 날 젤 좋아한단 말야.
근데 나한텐 뽀뽀를 안 했는데 딴 애한테 한거야.
엄마같으면 화 안 나겠어? "
"아니...엄마라도 화 나겠어."
"그치? 엄마도 화 나겠지? "
"응..엄마도 너무 화날 것 같어."
"우리 사랑은 이제 끝이야.."
그러면서 두 손을 이용 해 엑스자 표시를 크게 해 보이는 거였다.
정말 어이가 없고...기가 막혔다.
뭐가 어째...?
뽀뽀를 해 주고, 사랑한다는 고백을 했고...
그리고 우리 사랑은 이제 끝이라고....?
와아~
아무래도...딸아이때문에 속 꽤나 썩게될 것만 같아
미리부터 쬐금 걱정이 되었더랬다.
딸아이의 이성관계나 '연애'로 인해서...
그런데 5,6년 만에 딸아인 완전히 변했다.
예전 그 일을 얘기해 주면 자기가 그랬었냐면서 상당히 어이없어 한다.ㅎㅎ
한 때 자기가 말도 안 되는 짓을 했다는 양...
그 귀엽고 깜찍한 나의 딸, 소린이가
학교에서 2박3일로 수련회를 갔다가 오는 날입니다.
회사에 있는지라 집으로 돌아온 소린이랑 통화만 했는데
너~무 보고 싶네요.
지금부터 두 시간 정도 후면 그 앨 볼 수 있겠네요.
소린이가 좋아하는 초코머핀을 사 갖고 가야 겠어요.
소린아, 잠시 후에 보장~~~
정태춘, 박은옥의 '사랑하는 이에게'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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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변했다.
김선애
2010.11.05
조회 36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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