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소리에 비몽사몽 일어나 일터로 학교로 향하는
가족들을 현관에서 배웅하고
마지막으로는 둘쨋녀석을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고
아직은 견딜만한 11월의 찬바람 속을 씽씽 가르며 어린이집에 도착..
한번 안아주고 들어가는 뒷모습을 본 다음
다시 되돌아 집으로 향할 때는
동선을 조금 멀리 잡고서 그제사 가로수들도 제대로 쳐다보고
깜박깜박거리는 신호등을 기를 쓰고 건너려고 하지않고
어딘가에 새로 걸려진 현수막도 읽어 봅니다.
딱히 약속도 그렇다고 얼른 해치워야할 일거리도 없는 그래서
크게 바쁠것도 없는 오늘같은 하루..
가뜩이나 날씨까지 흐리니 오늘은 집에서
읽다만 책도 읽어보고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은 종이박스도 열어 봅니다.
늘 같은 물건, 같은 공책, 같은 사진첩들이 변함없이 들어 있지만
왜 매번 열어 볼때마다 새롭게 느껴지고
아~ 맞아. 이때 그랬지, 라며 혼잣말을 또 하게 됩니다.
오늘은 날씨까지 이러니 유독 흑백사진들에게 눈길이 오래 가네요.
이십 대 무렵 친구 네명하고 배를 타고 일주일가량을
제주도에 갔었는데 그곳에서 민박하며 물어물어 관광명소를
찾아다니며 찍었던 사진들..
한친구가 컬러사진보다는 흑백사진이 더 추억이 될거라고 말해서
우리들은 그곳에서의 추억들을 흑백사진으로 남겨 놓았지요,
현실적으로는 그곳에서 보낸 시간이 짧았어도
이렇게 길게 오래도록 간직되어지는 것은
아마 길 위에다 추억들을 심어 놓았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리고 파릇파릇한 젊음만 믿고 무서울것도 겁날것도 없이
여자 다섯명이 우르르 함께 뭉쳐서 다닌 여행지들 중에서
가장 먼 곳이기도 하면서 함께 간 마지막 여행지가 되었기에
이렇게 오래오래 간직되어지나 봅니다.
지금은 다들 같은 하늘 아래서 살고 있으며
어쩌다 한번씩 보고 어쩌다 한번씩 통화를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나의 오랜 친구들 입니다.
흑백사진같은 하늘을 보며
오늘도 흑백사진같은 추억들에게서 잠시 마음을 내려놓아 보며..
꿈음지킴이, 세 분~
꿈음을 듣다보면 이렇게 알싸한 그리운 추억들이 생각나면서
저절로 감성에 젖고 마네요...
어쩜 꿈음은 여러 사람들의 아날로그 감성지킴이는 아닐까 싶어요~
김장훈-혼잣말
빛과소금-사랑했던 이유만으로/오래된 친구
유리상자-사랑해도 될까요
리즈-그댄 행복에 살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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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사진같은...
이향미
2010.11.11
조회 27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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