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앞에 앉은 아이들의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록 뜁니다.
정말 기대 안한다고 입으로 말하면서도
알 수 없는 희망과 불안이 몇 초사이에
아이들을 사로잡습니다.
부담될까봐 표는 안 내지만,그 순간
확인을 하는 아이들의 수만큼
저의 불안과 희망은 커집니다.
그것이 때로는 아쉬움으로
때로는 희망으로 나타나는
저는 고 3 담임입니다.
지난 주 저희 반 아이들 8명이 쓴
대학의 합격자 발표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주민등록번호가 쓰여져 있는
종이를 손에 들고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숫자를 눌렀습니다.
8명 모두 '불합격'이었습니다.
뭔가 억울하고 울컥하는 뭔가가
올라왔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하나
종례시간에 들어가지 말아야 하나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야, 나라도 씩씩하게
들어가서 아무렇지도 않게
쿨하게 행동하자 마음을 먹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3-4반 교실문을 열고 들어가니
62개의 눈동자가 아무 말 없이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는
"선생님 정말 죄송해요."라는
메세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종례를 얼른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어른이 되면 더 힘든 일도 많다고 말합니다.
지금 너희들의 삶이 전부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에게는 그것이 전부고,
그것이 가장 힘들고,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1년동안 많이 혼도 냈고,
미운 적도 있었고, 내가 힘들다고 아이들에게
투정부린 적도 있었습니다.
이제 조금이나마 아이들 옆에서
힘이 되고 싶습니다.
수능이 딱 1주일 남았네요.
방송에서 이 글을 소개해 주신다면
저희 반 아이들에게 큰 힘과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힘내라고 큰 소리로 외쳐주세요!
"인천공항고 3-4반, 힘내자! 너희들은 다 잘 될거야!"
신청곡 : 메이트 'Dear my 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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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과 함께 한 1년, 고마워
김승미
2010.11.11
조회 36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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