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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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친정엄마] 산에서 패션쇼
한호인
2010.11.13
조회 23


저희 부모님 의 재미있는 애기를 들려드릴께요..



저와 부모님괴 등산을 시작한지 어연 8개월째..
아버지는 담배도 못끊고 술도 못줄이고 그렇다고 운동도 꾸준히
못하고, 뒹굴거리는걸 좋아하고 소파에 앉아 드라마 보며 뱃살이 뭉실뭉실해진 어먼;...

큰맘먹고 등산을 즐기는 동네분들과 함께 하기로 했었죠.

맘먹기가 어려웠지 시작은 아주 좋았습니다.

저희부모님은 "등산가려면 다른건 몰라도 신발은 하나씩 사자"

신발하나 구입에 산을 몇번씩이나 다녀온 사람들처럼 어찌나 든든하던지요..

첫산행은 얼떨결에 설악산을 갔습니다. 단풍도 볼겸해서요


사실~ 죽는줄 알았어요..어찌나 숨이 차고 다리한쪽이 결려서 거의 업혀서 내려왔죠.

첫산행후~~

"산에 가니깐 신발 달랑 신고온사람은 없더라고요 여보 바지때문에 다리가 결린거야~~"
"트레이닝복 입었는데..뭐~~~"
"우리만 헬렐레한 트레이닝복이더라~~여보 안봤어?"
"음....그렇긴해..맞어..우리 바지하나씩만 사자.."
"그래..."



그래서 바지 하나씩을 사드려 습니다.
그때도 바지를 사놓고 다음 산행만을 기다렸죠..
브랜드 이런거 안따지고 하나씩 하나씩 준비할거라는 당당한 말과 함께~~

두번째 산행후~~

"모자와 지팡이가 꼭 있어야 겠어~ 내가 지팡이만 있었더라면 힘들게 부축안했어도 됬고..덜 무리가 됬을거야~~ 모자는 필수이고...."
그래서 또 샀고요.


세번째 산행때

"베낭이 허리도 보호해주고, 짐도 나눠서 메고, 산에 가면 이것저것 준비해야할게 많아~~"
그래서 베낭까지 사드렸는데..

이번 며칠전 산행에서는 비가 내리는 겁니다.
꼭대기에는 눈이 있다는 선배들의 조언에 아이젠도 사가지고 갔는데,
갑자기 내리는 부슬비에 잠바가 젖어 커다란 일회용 비옷을 입고 올랐는데,
함께 한 사람들은 가방에서 그 말로만 듣던 고어택스 바람막이를 꺼내는 겁니다.
비도 안새고...멋지고...내려오면서 이번엔 잠바겠구나 싶었죠..
역시나~~

"여보~ 우리 잠바는 하나씩 사야 하지않을까?? 고어텍스까지는 아니지만, 비 안새는걸로~~"

이러다간 산에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제지갑 거덜나는건 시간문제인것 같습니다.
건강을 지키려고 시작한 산행이 지출비용 에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그래서 욱하는 성격탓에

"아주 산에가서 패션쇼를 하세요~~~"

항상 긍정적인 엄마는
"우리가 아파봐~~이게 뭐 대수야 눈 딱감고 한번 사줘~ 응??"

사실 맞아요..아파서 병원에 가는거 생각하면
이정도야 새로운 그 뭔가를 시작하려면
돈도 들고 시간도 들고...그런데요..
몇번 산에 가고 인터넷으로 쇼핑도 해보니 슬쩍 겁도 나는게 사실입니다.
왜이리 필요한게 많고 갖고 싶은게 많은지요..


그래서 산행을 계속해야할지 그만둬야할지...고민했습니다.
동동주에 파전한장과 도도리묵을 먹고 아주 홀가분하게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집에와서 그냥 있는거 입고 있는거 쓰세요 ..
검소하게 산행 하기로 했습니다.



힘들게 산행한 저 에게 뮤지컬 친정엄마 꼭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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