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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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인 9반 녀석들에게 잊지못할 깜짝 선물 해주고 싶습니다만...
임순선
2010.11.12
조회 36
저는 경기도 안산에 있는 <원곡고등학교>에서 3학년 9반을 맡고 있는 교사입니다. 믿지 않으시겠지만 이렇게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구요. 많이 망설이다가 어제 소개된 어떤 선생님의 사연을 듣고 더 용기를 내어 보았습니다. 오늘까지 3학년 기말고사 시험문제 마감제출이라 계속 독촉전화가 오는데, 오늘은 이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을 것 같아 담당자의 따가운 시선을 뒤로 한 채 없는 글 솜씨를 발휘해 봅니다.

이곳 인문계 고등학교는 지역의 특성상 하루의 3분의 2를 아이들과 같이 보내게 됩니다.(아침 7시 20분까지 등교~밤 11시까지 자율학습) 교직 10년만에 맡게 된 고3 담임. 그것도 고집부려서 남자반을 맡았지요. 반 정도는 작년에 저희반이었고, 반 정도는 그래도 안면이 있는 녀석들이라 욕심을 내 본건데, 학기초 기(氣)싸움을 시작으로 “사랑과 관심”이라는 이름 아래 과격한 말과 행동으로 자존심 강한 녀석들에게 많은 상처만 주었네요. 무슨 사이비 종교단체도 아닌데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온다고 너무 세뇌를 시킨탓인지 아프면서도 아프다는 소리도 제대로 못했던 녀석들, 아침에 지각하거나 수업에 늦게 들어오면 난리라도 난 것처럼 죄인처럼 몰아 새우기 일쑤였죠. ^**^ 9개월여의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11월에 접어들면서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함께 심리적인 요인때문인지 코피까지 흘리고 감기로 고생하고 있는 녀석들이 많아졌습니다.

오늘은 11월 12일. 수능시험을 앞두고 아이들과 보내는 마지막 금요일 자율학습입니다. 저 혼자 조용히 듣고 있다가 만약에 방송에서 사연이 나오게 되면 소리 크게 해서 신청곡 같이 듣을려구요. 의야해하고 놀랄 녀석들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치열한 전쟁터를 방불쾌 했던 이곳에서 힘겨운 시간을 서로 의지하며 버텨내준 아이들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수능대박의 간절한 응원의 마음을 담아 노래를 신청합니다.

신청곡 - 슈퍼스타K 2 top 11 : The dreamers.
죄송한데 가능하시면 10시 30분 전후로 사연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끝으로 늦은밤 야자감독을 끝내고 지친 몸으로 귀가 할 때, [허윤희씨의 꿈과 음악사이에]는 하루를 정리하고 다시 힘을 얻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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