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15번째 결혼기념일이 지나갔습니다.
경상도출신의 무뚝뚝한 남편은 역시 아무 말이 없더군요.
이번에도 잊었나 보다했지만,
직접 말하기가 쑥스러워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래도 하루종일 섭섭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내내 전화기만 쳐다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죠.
그러다가 다 늦은 저녁 시간에 택배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웬일인지 남편이 보내온 것이었어요!
무뚝뚝한 남편이 설마 기념일선물을?
기대반, 호기심반으로 포장을 뜯어보니
그 안에는 은행적금통장이 3개 들어있었습니다.
하나하나 펴보았죠.
통장마다 제목이 있더군요.
첫번째 통장의 제목은 '우리 장모님 모시고 일본 온천 여행가기'
평소에 안부전화 한번 제대로 안드린다고 그렇게 바가지를 긁었었는데...
남편은 혼자 되신 엄마를 위해 조용히 작년부터 적금을 들고 있었나봅니다.
두번째 통장의 제목은 '우리 딸 오래된 컴퓨터 바꿔주기'
새 컴퓨터를 사준 것이 언제인지?
매번 사무실 재활용품을 가져다 업데이트시켜주곤했는데,
그런 컴퓨터로 고생을 하던 딸에게 미안했었나봅니다.
세번째 통장의 제목은 ' 아내 감동시키기'
결혼 프로포즈도 없었고, 이벤트라는것도 모르던 남편이
나를 위해 만든 감동의 선물이었습니다.
매달 적은 용돈을 부셔 1년여간 3개의 통장을 만들었을 남편!
용돈을 줄때마다 아껴쓰라고, 왜 이리 돈을 헤프게 쓰냐고
타박을 했던 제가 너무 미안해지더군요.
적금을 넣고 난후 그 적은 용돈으로 어떻게 한달을 꾸려갔을런지...
하루종일 서운해하고 원망했던 제 마음이 너무 부끄러워졌습니다.
부자의 통장처럼 큰 액수의 돈이 담긴건 아니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이 매달 적립되는 크고도 소중한 선물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남편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부자가 되었습니다!
신청곡 UN의 선물
혹여, 사연이 소개되어 선물도 주신다면
부페 식사권이나 파이세트, 에버랜드이용권중에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히 기대해도될까요?
항상 좋은 방송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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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윤미라
2010.12.02
조회 45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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