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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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스물일곱, 고구마를 좋아하는 내 친구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이수유
2010.12.11
조회 29

늘 같이 한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때만큼 마음이 아픈 적도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올해 초,
함께 꾸려가던 곳을 떠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첫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만큼이나 울었거든요.
잠들다 깨면 울고 또 잠들었다가 깨면 울고.

그래도 한 해가 저무는 지금에 다시 돌아보면
다들 참 잘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내 욕심대로, 내가 바라는대로 이면 좋겠지만
사람들은 제각각 살아갈 뿐이니까요.

그 모습이 내가 그리던 것만큼 슬프지도 않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됩니다.

요새는, 자주는 아니지만 한번씩 볼 때마다,
늘 같이 있지는 못해도
멀리서 같은 곳으로 향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내가 이렇게 살고 있을 때
너도 어딘가에 그렇게 살고 있겠구나,
그리고 그건 어쩌면 참 닮아 있을 수도 있겠다.
그 마음만큼 위안이 되는 것도 없는 것 같아요.

내가 보는 풍경들의 느낌
내가 보는 말 하나하나의 느낌이
이렇게나 쉽게 전해질 수 있는 사이는 살면서 참 드물 거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복이라고, 그렇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고구마를 좋아하고 감을 좋아하고 팥을 좋아하는 내 친구는
이제 막 들어간 회사에서 늦게까지 혼자 남아서 일을 합니다.
아마 생일로 넘어가는 시간도 그렇게 맞았을 테고,
어쩌면 오늘 생일 하루는 미역국도 못 먹고서
꿈음이 끝날때까지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불투명하고 막막한 여기 삶 속에서
부디 씩씩하고 부디 건강하기를.
내 친구 윤미가
어떤 상황에서도 지치거나 탁해지지 말고
늘 반짝거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친구가 좋아하는 따뜻한 노래를 신청합니다.
<브로콜리너마저 - 유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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