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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눈사람이 되어...
최윤경
2011.01.11
조회 30
축 늘어진 어깨
힘없는 그의 얼굴에서
오래된 책 냄새를 맡게 된다
희미한 그림자처럼 내곁에서
그렇게 머물어 주는 남편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
병실 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이제 그만 와야지....
어쩌려구 이렇게 쏟아지는 건지...
지난번 내린 눈도 아직 다 녹지 않았구만..."
구제역에 온 세상이 걱정인 동안 내리는 눈이
그다지 달갑지 않은 눈치다.
내가 유난히 눈 오는 것을 좋아라 하는줄 잘 알기에
힐끗 내 눈치를 살피는 그의 옆에 팔짱을 끼고 서서는
"이 하얀 눈만큼이나 당신의 모든 병도 깨끗하게
희어졌으면...다 나을 수 있었으면...."
오로지 모든것을 쾌유를 비는 내 마음만 생각하는 말에
고마운 마음이 드는지 슬며시 손을 잡는다.
그렇게 우리 부부 마주 잡은 손을 한참이나 놓치지 않고
적당히 겨울스럽게 내려주기를 바랐다.
이렇게 겨울 밤은 깊어 가고...
우리는 그 모든 것으로부터 이겨 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눈사람을 만들기 위하여
가슴속으로 수많은 눈덩이를 굴려간다.
그것이 아주 멋진 것이든...
보잘 것 없는 것이든...
마주 보고 설 수 있는 한 쌍의 눈사람...
언제까지나 녹지 않는 눈사람이 되어
남편의 곁에서 함께 머물고 싶다....
눈 쌓인 창밖을 보며 공연히 감성적인 소녀가 된 나는
오늘도 녹았다가 다시 되살아나는 눈사람이 되어간다.
내일 아침은 많이 춥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늘 수고 하시는 허윤희님께 감사 드려요...
김태영의 "혼자만의 사랑"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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