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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면 떠오르는 추억
송미정
2011.01.31
조회 61
안녕하세요?
물가가 많이 오른 요즘 장보기가 겁이 남니다.
그래도 어린 시절에 설하면 떡과,전 , 고기반찬등 맛있는 음식과 설빔으로 받은 새옷에 뭐니뭐니해도
어른들께 세배드리면 받았던 세뱃돈으로 철없이 마냥 행복했던 기억이 많이 남니다.
저희집은 시집와 아들못났는다는 할머니의 구박을 받으시며 3녀를 낳으셨던어머니가 4년만에 아들을 낳아 집안의 온 사랑을 독차지하던 남동생이 있습니다. 저는 막내의 자리를 빼앗긴것이 억울하기도 하고 동생만 특별히 사랑을 받는것같아 유독 동생을 괴롭혔던 기억이나네요~
동생이 4살 제가 8살 되던해 똑같이 새배를 해도 동생은 장남이라며 새뱃돈으로 빳빳한 지페를 주시고 우리 새딸은 동전으로 받았던 것입니다. 그러니 동생의 복주머니는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고 반대로 저의 복주머니는 찰랑찰랑 동전으로 가득했죠.
저는 동생에게 동전을 보여주며 종이돈은 못쓰는 것이니 바꾸자고 했더니 동생은 너무 좋아라 하며 복주머니를 내밀더군요
어린마음에 모두 바꾸면 들킬세라 몇장은 남겨주고 동전몇개 손에 쥐어주었답니다. 그리고 동생의 새뱃돈으로 갖고싶었던 딱지며, 구슬 등을 사고 먹고싶던것 사먹고 언니들에게인심쓰고 나니 얼마나 행복하던지..
몇시간의 행복이 끝나고 날이 어두어지자 막상 집에들어가기가 겁이나더라구요. 혹시 엄마에게 혼이날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문을 열고 집안분위기를 살핀후 들어갔는데 아무도 모르는 눈치에 저도 태연스레 행동을하고 마음을 놓았답니다.
그날밤 잠결에 엄마, 아빠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엄마가 , 낮에 있었던 일을 아버지에게 이야기하시는데, 엄마는 모든것을 알고계셨더라구요. 이야기를 다 들으신 아버지가 껄껄웃으시며,
"우리 막내딸이 그런재주가 있었네!" 하시며, 제 엉덩이를 토닥여 주시는데..
혼이날까 두려웠던 마음이 누그러지며,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지요
엄마, 아빠는 동생만 좋아한다고 늘 투정부리던 어린딸이 조금이나마 부모님의 사랑을 알아버린걸까?
그날 이후로저는 동생에대한 질투가 사라져서인지 동생에게 좀 너그러운 누나로 바뀌게 되었지요.
이렇게 시간이 흘러 저도 두아이의 엄마가 되고보니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다는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날 저를 혼내지않으시고 너그러운 웃음으로 덮어주신 두분의 사랑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때로는 야단치기보다 그냥 지켜봐주는것도 큰 가르침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 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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