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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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먹함에 새로 익숙해지기.
박진영
2011.04.03
조회 45
지난 저녁에 동대문 근처로 저녁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주말 저녁 아주 복잡한 북세통을 경험하고 돌아와 수많은 사람들의

표정들을 읽자니 여간 재미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색면부지의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각양의 표정들이 신선했습니다.


새벽시간에 돌아와 재일 먼저 한 일은 냉장고문을 열어 냉기를

확인하는 것 이었습니다.

바로 전날부터 만족치 못한 냉기에 마음 쓰고 있었거든요.

역시나... 그냥 고쳐질리 없는 것이 겠거니...

오늘 아침 상할 것 같은 냉장고 내 음식들이 걱정이 되서 부랴부랴

냉장고를 구해왔습니다. 말 없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듯 없는 듯

신선한 음식들을 보관해 주던 것을 있던 자리에서 끄집어 내서

들여다 보고 있자니, 말없이 나에게 무언가를 제공해 주는 것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건전지만 새로 끼워주면 반년 가까이 말없이 시간을 알려주는 벽시계.

10년 넘게 고장없이 방송을 보여주는 TV.

언제 갈아끼웠는지도 모르지만 아직도 밝기를 유지하는 형광등.

오래되서 다소 소음이 있지만 뽀송하게 빨래를 해주는 세탁기.

아주많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오래도록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헌 냉장고의 자리를 한순간 차지한

새로 들여온 냉장고... 왠지 원래 있던 것과는 여러면에서 다른지라

자꾸 눈길이 갑니다. 익숙치 않은 것이죠. 익숙해 져야죠.

또 한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그전의 냉장고가 해왔던 말없는 존재감을

충실히 제공해 줄 것입니다. 고마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동대문에서 마주쳤던 그 많은 사람들의 표정처럼 익숙한 것에

게서 얻어지는 고정된 느낌외에도 이처럼 새로 친숙해져야 하는 과정

을 통해서 사람들 뿐만이 아닌 사물에게서도 감흥을 받고 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의 모든 것들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청곡 유영석... 네모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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