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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을 깎다가...
이소원
2011.04.07
조회 45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저는 연필을 손에 쥐어요.
한 손에는 커터칼을 들고 마치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연필을 깍지요.
간혹 손에 힘 조절을 못해 한쪽 부분이 너무 많이 깎이기도 하고
흑심이 뚝- 부러지기도 한답니다.
물론 학교 다닐 때 썼던 샤파(?)를 사용하면 편하지만
나이들수록 샤파나 샤프연필 보다는
그냥 연필이 좋습니다.
초등학교 문방구 앞에서 팔 법한 알록달록한 연필을 보고있으면
괜히 마음이 좋거든요.
연필 깎을 때 나는 서걱서걱 소리도 좋고,
특유의 나무향기도 참 좋아요.
그래서 전 마음이 심난하거나 집중이 안 되면
커터칼과 연필을 손에 쥡니다.
문득 어릴 적 아버지가 깎아주던 연필이 생각나네요.
아버지 옆에 찰싹 붙어 동그랗게 말리며 잘려나가는 나무부분을
손 끝으로 꾹꾹 누르며 놀던 어린시절.
아버지는 지지라며 제 손을 털어주셨지만 마치 부드러운 손톱같은
연필의 나무껍데기들이 저는 참 좋았어요.
그리고 연필심 끝에 두 눈을 모으고 집중하는
아버지의 표정은 참 멋져 보였구요.
아마도 그래서 제가 연필 깎는 걸 좋아하나봐요.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연필의 향기도, 소리도 두 배가 됩니다.
윤희씨!
지금 비도 오고, 옛 생각들도 스치고
지금 제 책상에 놓인 연필을 보다 끄적여 봅니다.
이문세의 옛사랑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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